[베이스볼브레이크]월요일경기…무승부=패“도대체이게뭡니까?”

입력 2009-05-0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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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한화 김인식 감독.
[스포츠동아 DB]

김인식감독KBO에쓴소리
한화 김인식 감독(사진)은 1일 군산 KIA전에 앞서 취재진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일기 예보처럼 주말에 게임을 못해 월요일(4일) 야간 게임을 하게 되면 그 날 밤 늦게 대전으로 이동, 어린이 날인 5일 오후 2시 게임을 치러야 한다는 말에 “왜 우린 항상 이런식인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단장회의나 이사회를 통해 중요 의사결정을 하지만 현장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이치에 어긋난 결정이 많다는 말이었다. 이번 시즌 들어 도입된 ‘무승부=패’에 대해 줄곧 비판적 시간을 내비쳤던 김 감독은 또다시 “6회 1-1 상황에서 비가 와서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되면 두 팀 모두 패인데, 이게 말이 되느냐”면서 “5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한다지만, 월요일 게임하면 관중이 500만명을 넘어갈 수 있겠느냐”는 쓴소리도 또 한번 되풀이했다. “다음 화요일 게임이 오후 2시로 예정된 이번 주 같은 경우는 주말 게임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미리 월요일 게임을 치르지 않도록 했어야 한다”는 KIA 조범현 감독 의견을 전하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한 김 감독은 그러면서 KBO 단장회의나 이사회 때 제도적으로 현장 출신 인사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도 내 놨다. “트레이너가 불펜에서 볼도 받고 하면서 투수 컨디션이 70% 올라왔다고 해서 봤더니 영 아니더라. 트레이너는 트레이너일 뿐 직업으로 야구를 한 사람과는 다르다”는 말로 KBO 의사결정에서 현장 경험과 목소리가 배제된 비상식적 결정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해 에둘러 비판한 김 감독은 옆에 있던 이순철 MBC-ESPN 해설위원을 가리키며 “자기들이 잘 모르면 순철이 같은 현장 감독 출신들을 회의에 참석토록 해 의견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의 경우, 경기제도나 규정을 바꾸는데 수년간 검토의 시간을 갖고 의사 결정 과정에서도 수차례 중간 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을 한다. 그에 비해 우리 프로야구 현실은 ‘규정이 매년 바뀐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변화도 많고, 때로는 황당한 제도도 적지 않다. 지난해 도입됐던 ‘끝장 승부제’가 시행 1년만에 사라진 뒤 난데없이 ‘무승부=패’제도가 도입된 게 대표적인 예. 간간이 농담을 섞은 김 감독의 쓴소리는 그래서 나름의 충분한 이유와 타당성을 갖고 있었다. 군산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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