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나위 이어 아르한까지 짐 싸…공염불로 끝난 동남아 마케팅

입력 2025-01-02 17: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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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의 동남아 마케팅은 공염불로 끝난 분위다. 안산과 전남에서 3시즌 동안 66경기를 소화한 아스나위(사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선수가 없었고, 구단들의 마케팅 효과도 미미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의 동남아 마케팅은 공염불로 끝난 분위다. 안산과 전남에서 3시즌 동안 66경기를 소화한 아스나위(사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선수가 없었고, 구단들의 마케팅 효과도 미미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구단들은 그동안 동남아시아 마케팅을 펼쳤다. 축구 수요가 높은 지역이라 새 시장 개척을 향한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일본 J리그가 동남아 최상위 선수들을 영입해 성적과 인기를 모두 잡은 것도 K리그의 동남아 마케팅을 가속한 요소다.

시작은 2016년이었다. 그해 초 인천 유나이티드가 쯔엉(베트남)을 영입해 동남아 마케팅의 포문을 열었다. 피아퐁(전 럭키금성) 이후 30년 만에 탄생한 동남아 출신 K리거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2020년부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가맹국 출신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동남아 쿼터’를 만들어 각 구단의 동남아 마케팅을 유도했다.

그러나 2025년 현재 동남아 마케팅이 공염불로 끝났다는 지적이다. 약 10년 동안 수많은 동남아 선수들이 K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안산 그리너스와 전남 드래곤즈 소속으로 66경기에서 2골·5어시스트를 기록한 아스나위(인도네시아)만 유일하게 주전으로 활약했다.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도 많다. 2024년 K리그1과 K리그2 25개 구단을 통틀어 유일한 동남아 선수였던 수원FC 아르한(인도네시아) 역시 2경기 7분 소화에 그친 뒤 짐을 쌌다.

대다수 선수의 기량이 수준 이하였던 게 동남아 마케팅의 실패 원인이다. 경기에 뛰기 힘든 실력이라 입단 초기 구단 소셜미디어(SNS) 팔로워 수가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마케팅 효과도 없었다. 연맹이 이사회를 통해 2023년 K리그1에 이어 2025년 K리그2의 동남아 쿼터를 폐지한 것도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한 결과다.

한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동남아 마케팅은 가성비가 나쁘다. 경쟁력이 있는 동남아 선수들의 연봉이 최소 2억 원인데, 그 돈이면 남미나 동유럽 선수를 찾는 게 낫다”며 “J리그에선 차나팁 송크라신과 티라톤 분마탄(이상 태국) 등 리그에서 2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들 덕분에 동남아 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었다. K리그에선 그 정도 동남아 선수가 없었고, 데려오기도 힘들다”고 밝혔다.

한 지방 구단 관계자 역시 “동남아 마케팅을 하던 시절 국내에 체류 중인 동남아 팬들의 발길이 많지 않았다. 선수 유니폼이나 굿즈 가격도 동남아 팬들에게는 부담스러워 실질적인 구단 수익 또한 적었다”며 “단기적으로 급증한 SNS 팔로워 수 역시 큰 의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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