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윌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우완 휠러는 올 겨울 FA 시장에서 류현진, 매디슨 범가너, 댈러스 카이클 등과 함께 2순위(2nd Tier) 선발 자원으로 분류돼왔다. 게릿 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1순위(1st Tier)다. 콜과 스트라스버그를 잡을 만한 재정적 여력이 부족한 구단들은 2순위 그룹에 눈독을 들여왔고, 휠러가 먼저 테이프를 끊었다.
2013년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한 휠러는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수술)를 받고 2년간(2015·2016년) 쉬었던 투수다. 그러나 지난해 12승7패, 평균자책점(ERA) 3.31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올 시즌에는 31경기에서 11승8패, ERA 3.96을 올렸다. 통산 성적은 126경기에서 44승38패, ERA 3.77, WHIP(이닝당 출루허용) 1.29다.
그다지 내세울 것 없는 성적 같지만, 최근 세부 수치는 뛰어났다. 지난 2년간 60경기에서 ERA 3.65로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FIP)으로는 3.37이다. 또 올 시즌 195.1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은 195개를 잡은 반면 볼넷은 50개만 내줬다.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또한 4.1이다. 무엇보다 직구 평균구속이 97마일(약 156㎞)에 이를 정도로 구위가 강력했다.
이 때문에 시카고 화이트삭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이 일찌감치 휠러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특히 화이트삭스는 필라델피아보다 많은 1억2000만 달러를 제시했지만, 고배를 들었다. 휠러의 부인이 필라델피아와 가까운 뉴저지 출신이라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때마침 메이저리그 단장들이 모이는 윈터미팅도 다음주(현지시간 9~12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는 이미 샌디에이고에 진을 치고 세일즈에 나선 상태다. 휠러를 통해 대형계약의 물꼬가 터진 만큼 류현진의 거취 역시 조기에 윤곽을 드러낼 수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