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빅리그 진입은 양현종이 최대 185만 달러(약 20억5000만 원)의 연봉을 거머쥘 수 있는 기회다. 빅리그 진입 시 연봉 130만 달러를 받게 되며, 성적에 따른 보너스 55만 달러도 걸려있다. 또 본인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텍사스의 2020년 팀 평균자책점(ERA)은 5.02에 그쳤다. 아메리칸리그(AL)에서 5번째로 나쁜 수치였다. 팀 성적(22승38패)은 AL 최하위였고, ML 전체에서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19승41패)에 이어 2번째로 나빴다. 랜스 린이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떠나면서 지난해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투수는 카일 깁슨만 남게 됐다.
현시점에서 선발로테이션 진입이 유력한 투수는 깁슨과 마이크 폴티네비치, 일본인 아리하라 고헤이 등 3명 정도다. 지난해 12경기에서 2승6패, ERA 5.35로 부진했지만, 통산 5차례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깁슨은 입지가 탄탄하다. 그러나 폴티네비치와 아리하라는 2020시즌이 끝나고 새롭게 합류한 터라 선발진의 상수로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4~5선발 후보는 조던 라일스, 코디 알라드, 웨스 벤자민 등이다. 무혈입성은 어렵지만, 경쟁을 통해 가치를 증명할 기회가 충분하다는 점은 양현종 입장에서 상당한 호재다. 양현종이 원 소속구단 KIA 타이거즈와 협상을 종료하며 KBO리그로 돌아올 경우의 수를 열어놓지 않은 것도 경쟁이 가능한 팀에서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의지였다.
현지에서도 양현종의 빅리그 진입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조시 보이드 텍사스 단장보좌는 13일(한국시간) 현지 언론 댈러스 모닝뉴스와 인터뷰에서 “양현종은 KBO리그뿐 아니라 국제무대에서도 경쟁력이 검증된 선수”라며 “꾸준히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고, 4개의 구종 모두 감각이 뛰어나다”고 기대했다. 양현종은 최고 구속 150㎞의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의 4개 구종 모두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KBO리그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과연 텍사스는 양현종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