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스포츠동아DB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가장 많이 뛰었던 팀은 LA 다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이상 4명)다. 다저스는 ‘선구자’ 박찬호(1994~2001년, 2008년)를 시작으로 최희섭(2004~2005년), 서재응(2006년), 류현진(2013~2019년)이 활약했다. 보스턴은 조진호(1998~1999년), 이상훈(2000년), 김선우(2001~2002년), 김병현(2003~2004년)이 거쳤다. 최고 인기팀을 다투는 두 팀이기에 야구 기량 외적인 부분까지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한국 선수를 영입했다.
양현종이 ML 승격에 성공한다면 텍사스는 박찬호(2002~2005년), 추신수(2014~2020년)에 이어 세 번째 한국인 선수의 활약장이 된다. 시애틀 매리너스, 탬파베이 레이스, 시카고 컵스 등과 더불어 최다 2위다. ‘근속년수’로만 따지면 박찬호와 추신수가 11년을 뛴 텍사스가 다저스(19년)에 이어 2위다.
다만 찬란한 순간보다는 그 반대가 많았다. 텍사스는 2002시즌을 앞두고 박찬호와 5년 총액 6500만 달러(약 756억 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68경기에서 22승23패, 평균자책점(ERA) 5.79로 고전한 채 계약기간 도중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됐다. 지금도 텍사스 최악의 계약을 꼽을 때 박찬호의 이름이 포함된다.
뒤이어 계약한 추신수는 7년간 799경기에서 타율 0.260, OPS(출루율+장타율) 0.792, 114홈런, 355타점으로 ‘중박’ 이상은 했다. 하지만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약 1525억 원)의 초대형 계약규모를 감안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또 텍사스는 2018시즌을 앞두고 오승환(삼성 라이온즈)과 계약을 눈앞에 뒀지만, 메디컬 테스트 결과를 문제 삼아 어그러졌다. 여러 모로 한국인 선수와 인연이 유쾌하지 않았다.
1961년 창단해 올해 60주년을 맞이하지만 월드시리즈(WS) 우승은 없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도 2016년이 마지막이다. 올해도 뚜렷한 보강은 없다. 반대로 양현종 입장에서는 두텁지 않은 투수진 뎁스를 뚫어볼 만하다. 과연 ‘대투수’는 텍사스와 한국의 악연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까.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