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광현은 24일(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5.2이닝 동안 5안타(1홈런) 무4사구 8삼진 1실점의 호투로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고, 타석에선 프로 첫 안타까지 쳐냈다.
메이저리그(ML) 입성 첫해인 김광현의 2번째 시즌 첫 승리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올 시즌의 준비과정이 순탄치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시범경기 3번째 등판을 앞두고 허리 통증을 호소해 훈련을 중단한 것이 문제였다. 이후 시뮬레이션 투구를 통해 몸상태를 끌어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부상자명단(IL)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불펜 이동이 아닌 IL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한 것은 ‘선발투수’ 김광현에 대한 믿음이었다. 그러나 김광현 입장에선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었다. 올해 첫 등판이었던 18일 필라델피아 필리스 원정에서 3이닝 5안타 2사사구 4삼진 3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긴 탓에 더욱 그랬다. 당시 경기를 마친 뒤 김광현이 “다음에는 6~7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몸관리를 잘하겠다”고 호언장담한 것도 특유의 승부욕을 드러낸 대목이다.
김광현은 약속을 지켰다. 6이닝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ML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삼진을 잡아내며 위력을 뽐냈다. 최고구속 147㎞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모든 구종이 효과적이었다. 지난해 ML 첫 승을 포함해 2승을 따냈던 상대 신시내티를 맞아 ‘천적’의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줬다.
무엇보다 현지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수확이다. 김광현이 교체될 때 세인트루이스 홈팬들이 힘차게 박수를 보낸 것이 그 증거다. MLB닷컴은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 홈팬들 앞에서 등판한 첫 경기에서 빛났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만 경험한 김광현 입장에선 1만3196명의 응원 자체가 매우 뜻깊은 일이었다. CBS스포츠는 “김광현이 승리를 위해 뛰어난 피칭을 했다”고 했다.
김광현은 “첫 홈경기에서 팬들을 만날 수 있어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팬들이 야구를 사랑하고, 선수들도 좋아해서 기대했는데 역시 기분이 좋았다. 만원 관중은 아니지만 더 많은 팬들이 계속 경기장에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김광현은 29일 또는 30일 필라델피아와 홈경기에서 2승에 도전할 전망이다. 올해 첫 등판에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던 아쉬움을 떨쳐낼 기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