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 지킨 김호철 감독, OK저축은행 감독행 포기

입력 2019-04-15 15: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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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배구대표팀 김호철 감독. 스포츠동아DB

남자 배구대표팀 김호철 감독. 스포츠동아DB

김호철 감독(64)은 의리를 택했다. OK저축은행 감독행을 포기하고, 남자국가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지키기로 마음을 굳혔다.

김호철 감독은 2019년에도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김 감독은 15일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을 만나 “대표팀 감독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루 앞서서는 OK저축은행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감독으로 갈 수 없다.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OK저축은행은 2018~2019시즌을 마친 뒤 김세진 감독이 자진 사퇴하며 생긴 공석을 김호철 감독이 채워주길 바랐지만, 긍정적인 답을 받지 못해 향후 감독 선임 과정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김호철 감독은 OK저축은행으로 간다는 소문이 나돈 뒤 시골로 내려가 생각을 정리했다. 2018년 2월 대한배구협회가 최초로 남녀국가대표팀 전임감독제를 도입하면서 남자 대표팀의 초대 사령탑이 된 김호철 감독으로선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2022항저우아시안게임까지 4년 임기가 주어졌고, 유망주 발굴과 2020도쿄올림픽 출전을 향한 계획도 마련해둔 상태였다.

한편으론 내부 승진이 점쳐졌던 OK저축은행 석진욱 수석코치에 대한 인간적인 미안함도 느꼈다. 한양대학교 후배인 석 수석의 앞길을 막을 순 없었다. 김호철 감독과 가까운 이들 역시 그가 OK저축은행의 감독직을 맡는 것을 극구 만류했다. 김 감독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난처한 상황이 된 OK저축은행에게도 미안하다”고 했다.

OK저축은행은 차기 사령탑을 선임하는 데 애를 먹게 됐다. 김호철 감독과의 협상이 알려지면서 유력한 감독 후보였던 석 수석의 자존심을 건드린 까닭이다. 5월 초 캐나다에서 열리는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을 앞둔 가운데 남녀 13개 구단 중 유일하게 사령탑 자리가 비어 있는 OK저축은행으로선 새 감독과의 협상 과정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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