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감독. 스포츠동아DB
김호철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U턴 해프닝이 파문으로 번지고 있다.
해프닝의 당사자인 OK저축은행이 16일 “김호철 감독과의 접촉은 우리가 먼저 제안한 것이 아니다”면서 폭로에 나서자 대한배구협회가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17일 남자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최천식 남자경기력향상이사를 포함한 7명의 위원들은 최근 벌어진 사태에 관리책임을 다하지 못한 이유를 들어 스스로 물러나기로 했다.
오한남 대한배구협회장의 지시에 따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남자경기력향상위원회는 이번 이직논란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사후대책을 논의했다. 당초 위원회는 관련 당사자 김호철 감독과 OK저축은행도 회의에 참석시켜서 최근 논란이 된 접촉과 관련해서 전후사정을 정확하게 들어보려고 했다.
그러나 김호철 감독은 16일 최천식 이사와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먼저 OK저축은행에 감독으로 갈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면서 OK저축은행의 주장을 인정하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문제가 됐던 부분의 진위가 확인되자 최천식 이사는 OK저축은행에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연락했다.
남자경기력향상위원회는 이번 이직논란의 정확한 사실관계를 협회에 보고하고 김호철 대표팀 감독을 대한배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건의했다. 대한배구협회 대표선수 관리규정 제6조 1항의 14번째 항목(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임원이나 선수는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에 따른 것이다. 여기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지만 이런 상황까지 온 마당에 김호철 감독이 계속 국가대표팀을 맡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임감독제의 근간이 흔들린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남자경기력향상위원들이 모두 물러났고 대한배구협회 집행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당분간 배구협회는 소용돌이에 빠져들 전망이다.
대한배구협회에서 징계가 결정되면 또 다른 문제 당사자인 OK저축은행을 놓고도 한국배구연맹(KOVO)이 어떤 식으로건 책임을 묻고 팬들이 그 결과를 납득해야 문제가 일단락 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