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OVO 제공.
[동아닷컴]
2019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참가선수 셰리단 앳킨슨(24·미국)은 첫날부터 남다른 면모를 보였다.
지난 1일(현지시간) 6개 구단과 참가 선수들이 조를 나눠 처음 대면한 자리. 선수들은 대개 구단에 한국 V-리그의 일정, 각 팀들의 연고지 같은 기본적인 정보를 쭈뼛대며 물었지만, 앳킨슨은 ‘한국 팬들의 열기는 어떠냐’ ‘한국 음식을 추천해달라’며 유독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그 적극성은 면접이 끝난 뒤 치러진 연습경기에서도 나타났다. 앳킨슨은 쉴새없이 치러진 연습경기 동안에 가장 크게 소리지르며 격려하고 환호했다. ‘사전평가 2위’ 다운 기량으로 트라이아웃 전부터 각 구단의 관심을 끌었던 앳킨슨은 코트 위에서 적극적인 모습 덕분에 현장을 찾은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트라이아웃 현장인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대 골드링센터에서 2일 만난 앳킨슨은 자신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에 대해 “지난해 뛰던 대학팀(미국 퍼듀대)에서 주장을 맡을 때, 선수들을 독려하며 경기를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앳킨슨은 “내가 팀에서 어린 편에 속한다면, 선배들에게 예의를 갖춰 제 몫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앳킨슨은 지난 1월부터 트라이아웃 참여 직전까지 터키 갈라타사라이 소속으로 뛰었다. 김연경(엑자시바시)과도 두어차례 맞대결한 적이 있다고 했다. 한국의 문화가 낯설게 다가올 법도 하지만 앳킨슨은 “(IBK기업은행에서 뛴) 어나이를 통해 한국 리그에 대해 많이 들었다”며 “한국의 마스크팩이나 여드름패치가 좋다는 것도 안다, 한국에 잘 적응할 자신이 있다”는 말도 전했다.
다음은 앳킨슨과 일문일답
- 트라이아웃 둘째날이다. 첫날과 비교했을 때 몸상태는 어떤가
“전날에 비해 동기가 많이 부여됐다. 같이 트라이아웃에 임하는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 보면서 다시 한번 마음가짐을 다졌다. 전날보다 긴장도 풀렸다.”
- V-리그 트라이아웃에 참가하게된 계기는
“미국에서 처음 실시할 때부터 V-리그 트라이아웃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다. 최근에는 어나이를 통해서 한국 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많이 기대하게 됐다. 한국에서 뛴다면 내가 공격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어나이의 조언 듣고 지원하게 됐다.”
- 어나이와는 어떤 사이인가
“어나이는 친구이자, 함께 대학 리그를 뛸 때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다. 어나이의 팀과 상대했을 때 지긴 했지만, 이후 서로 친해지고 연락하면서 많은 얘기 들을 수 있었다.”
- 어나이가 한국 리그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주던가
“한국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이런 모습들을 통해서 자신에게 큰 도움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어나이가 처음엔 고향이 그리워서 많이 어려워했지만. 팀에서 여러 사람들이 자신을 도와준 덕에 열심히 뛰었다고 했다. 계속해서 경기에서 집중하는 건 어려웠지만. 사람들의 열정적인 모습들이 한국 리그의 장점이라며 추천해줬다.”
- 본인 배구 스타일을 스스로 얘기하자면
“높은 공, 어렵게 리시브된 공도 잘 처리할 수 있지만. 스피드 배구도 잘 맞춰갈 수 있다. 또 스스로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에 팀 전체적인 분위기 끌어올릴 수도 있다.
- 이번 트라이아웃에서도 코트 위에서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지난해 퍼듀대 팀 주장을 맡아서 분위기를 이끌어 나갔다. 그게 내가 평상시 해야하는 역할는 책임감으로 플레이 했고, 잘 이끌어나갔던 것 같다.”
- 경기를 할 때 좀 흥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는데
“맡은 역할에 따라 코트에서 다른 모습으로 임한다. 내가 주장이라면 중요한 순간, 포인트에서 팀원들이 더 집중할 수 있게끔 한다. 만약에 내가 팀에서 어린 편이라면. 나이가 있는 선수들에게 예의를 갖추면서도 팀 분위기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려 한다.”
- 이어 터키에서도 뛰었다. 같은 리그에서 김연경과 마주친 적도 있나
“연습경기 포함해 한 2~3번 정도 상대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따로 대화를 나눈 적은 없지만, 스쳐지나가며 ‘스윙이 좋다’면서 농담을 주고받은 적은 있다.”
- 터키에서 4개월 정도 뛴 것을 빼면 해외 체류 경험이 많지는 않은데, 한국 문화에 잘 적응할 자신이 있나
“전에 2주 동안 유럽에서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대표팀과 경기를 치른 적이 있다. 그 때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게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살았는데,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 오가는 것을 많이 봐왔다. 한국에도 잘 적응할 자신이 있다.”
- 한국 화장품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미국에 살면서도 외모에 신경을 쓰는 편이었다. 한국의 스킨케어 제품들이 정말 좋다고 들었다. 특히 마스크팩, 수분크림, 여드름 패치 등등이 좋다. 트라이아웃 현장에도 마스크팩이 있었으면 좋았을 뻔 했다.(웃음)”
- 구단별 사전평가에서 2위를 기록했다. 높은 기대 받고 있다는 뜻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조끼에 적힌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자랑스럽다. 이곳에 프로출신 선수들이 많은데 중에서도 ‘넘버 2’라는게 영광이라 생각한다.”
- 발목에 테이핑을 했는데, 스스로 했나. 혹시 발목 부상을 자주 당하는 편은 아닌지
“5년 전에 발목을 다친 적은 있다. 지금은 부상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 배구 선수들은 습관적으로 발목에 테이핑을 한다. 오늘도 스스로 테이핑했다.(웃음)”
- 한국리그 일정이 빡빡하다고 들었을 텐데 어떻게 대비할 생각인가
“평소에 몸 관리할 때 작은 근육에 집중하는 편이다. 큰 근육 만드는 과정에서 작은 근육에 문제가 생기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때문에 작은 근육에 대해 예민하게 신경 쓰고 관리하고 있다. 긴 시즌을 러닝머신이나 요가 등 몸에 균형 맞추는 운동하면서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충분한 휴식도 필요할 테고, 영양이 갖춰진다면 긴 시즌 준비하는 데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