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감독. 스포츠동아DB
대한배구협회는 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김호철 감독이 2006년, 2009년, 2017년 남자대표팀 감독으로 활약했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우리나라 남자대표팀의 경기력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2018년부터는 한국 배구사상 최초의 전임감독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김호철 감독은 배구협회의 각종 강습회와 미래 국가세터 양성사업 등에서 강사로 활발히 활동하며 그간 쌓아온 지식과 노하우를 후배양성에 쏟아 부었다. 배구협회는 지난 5년간 남자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노력한 김호철 감독에게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배구발전에 위해 많은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 협회는 얼마 남지 않은 2020 도쿄올림픽예선전을 대비해 남자대표팀의 임원구성과 선수선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며 대표팀의 조속한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호철 감독은 6일 대한배구협회 류중탁 신임 남자경기력향상이사를 만나 자신의 입장을 설명한 뒤 사퇴서를 제출했다. 그는 “징계와 관련해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청구한 뒤부터 새로운 대표팀 구성이 나 때문에 미뤄지고 있다는 말이 나돌아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류중탁 이사에게도 “재심요청은 내가 대표팀 감독을 더 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징계의 부당성과 감춰졌던 진실을 모두에게 알리기 위한 것일 뿐이다. 나로 인해 대표팀이 피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제 대표팀과는 관계없다. 대표팀을 빨리 잘 꾸려서 도쿄올림픽을 위한 준비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충분히 밝혔다.
눈여겨 볼 것은 대한배구협회 보도자료에 담긴 김호철 감독에 관한 설명이다. 대표팀과 대한배구협회를 위해 많은 공헌을 한 것을 일일이 적었다. 최근 징계와 재심요청으로 불편한 사이지만 의도적이라고 느껴질 만큼 긍정적인 표현을 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배구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는 부분도 있다. 징계과정에서 감정이 상했고 진실규명을 통한 명예회복을 원하는 김호철 감독에게 대한배구협회가 화해의 손길을 내밀겠다는 의도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그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