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넘는 업력을 자랑하는 울진 터줏대감 왕돌회수산의 먹음직스러운 울진대게. ‘찬바람이 불어야 속이 찬다’는 말이 있듯이 살이 제대로 오른 대게의 전성기는 2월이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2월 중순을 넘어가면 간간히 ‘꽃샘추위’는 있을지 몰라도 계절상으로 봄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확연해진다. 겨울 나들이나 축제도 슬슬 끝물이란 표현이 나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동해안의 한 곳은 오히려 지금이 다른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띤다.
바로 울진이다. 우리 겨울 바다를 대표하는 일미(一味) 중 하나인 울진대게와 붉은대게가 지금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도 이에 맞춰 2월 말에 열린다. 요즘 울진에 가면 풍성한 대게와 함께 꼼치국이나 싱싱한 활어회가 듬뿍 올라간 횟밥 등 동해의 진미들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나름 미식을 즐기고 맛을 잘 아는 이른바 ‘맛잘알’이라면 2월의 울진은 꼭 챙겨 가봐야 할 곳이다.

아침 후포항 어판장 경매에 나온 붉은대게. 밤새 조업을 해 잡은 붉은대게를 배를 위로 향하게 해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고 크기에 따라 분류하면 경매가 시작된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울진은 동해를 바라보면서 남북으로 길게 뻗은 고장이다. 북쪽의 죽변, 남쪽의 후포 등 동해에서도 손꼽는 어항이 둘이나 있다. 동해에서 잡히는 해산물이 다양하지만 겨울, 특히 1월 말에서 2월 말까지의 늦겨울 한정으로 따지면 대게와 견줄 특산물이 없다. 임금님의 수랏상에도 올랐다는 대게는 흔히 ‘찬바람이 불어야 속이 찬다’고 말한다.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제철이지만, 살이 제대로 오른 대게의 전성기는 2월이다.

울진 왕돌회수산의 수조에 있는 울진대게. 몸통에서 뻗어 나온 8개의 다리 마디가 마른 대나무를 닮아 대게로 불린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예전에 홍게라고 불린 붉은대게는 대게의 이웃사촌이다.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전체적으로 붉은 빛이 강하다. 심해에서 잡히는 붉은대게는 껍질이 단단하고 짠맛이 강해 대게보다 값이 싼 편이다.

‘대게 원조 마을’이라는 울진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후포항. 국내 최대 대게잡이 어항으로 꼽힌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울진 거일리의 대게원조마을 상징 조형물. 후포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조금 올라오면 있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아침에 후포항 어판장에서 진행하는 붉은대게 경매. 크기별로 분류해 놓은 붉은대게를 보고 중매인들이 작은 나무판에 가격을 적어 응찰한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후포에 있는 울진대게홍보전시관 내부.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다양한 구성으로 소개하고 있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또한 항구를 중심으로 대게 전문 음식점도 여럿 있다. 다들 업력이 적지 않은데, 왕돌회수산처럼 20년 넘게 지역 터줏대감으로 입소문이 난 곳도 있다.

울진 왕돌회수산에서 손님 상으로 내기 전 울진대게를 찌고 있다. 울진에는 왕돌회수산처럼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대게 전문 맛집이 후포항을 중심으로 여럿 영업하고 있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울진대게 경매, 붉은대게 낚시, 게장 비빔밥 퍼포먼스 등의 프로그램과 함께 붉은대게로 만든 가공식품 무료시식도 있다. 또한 메인무대에서는 전국품바경연대회를 비롯해 버스킹, 랜덤 플레이 댄스, 버블매직쇼, 지역 출신 가수와 동호회 공연이 행사 기간 이어진다.

울진 왕돌회수산의 게딱지 볶음밥. 겨울 울진대게 식도락 나들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진미이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2023년 진행한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 현장 사진제공|울진군
●겨울 별미 꼼치국도 맛봐야
겨울 동해안에서는 대게 외에 챙겨먹어야할 ‘머스트 잇’(must eat) 음식들이 많다. 대부분이 신선한 제철 해산물로 만든 것인데, 대표적인 것이 꼼치국(곰치국)이다.

울진 후포항 호암회대게수산에서 맛본 겨울 별미 꼼치국. 김치 대신 콩나물을 듬뿍 넣었는데 달큰하면서 시원한 국물이 일품으로 특히 해장에 좋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비늘이 없고 물렁한 몸체가 특징인 꼼치는 쏨뱅이목 꼼치과의 어류이다. 이에 반해 곰치는 뱀장어목 곰치과로 긴 몸체에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다. 족보도 멀고 모양도 서로 비교하면 사뭇 다른데 아직도 이름을 혼동해 쓰고 있다.

정확한 명칭은 꼼치국인데 아직도 뱀장어목에 속한 비슷한 이름인 곰치와 혼동해서 쓰는 식당이 많다. 꼼치국은 대게처럼 조업상황에 따라 물량 확보가 불규칙해서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한편, 울진에서는 꼼치국에서 특히 껍질 부위를 선호한다. 그래서 단골이나 손님을 챙겨주는 마음에서 국에 껍질을 듬뿍 넣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가뜩이나 물렁한 식감 때문에 초보자에게 꽤 진입장벽이 있는 꼼치국에서 껍질은 더욱 난이도가 높은 부위다. 자신 없으면 주문할 때 미리 빼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좋다.

울진의 횟밥과 매운탕. 울진 지역에서는 회덮밥을 횟밥이라고 부른다. 대게는 광어나 도다리회를 주로 담아 주는데 이날은 귀한 이시가리(줄가자미)를 맛보라고 조금 섞어 주었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울진 죽변항 망양정해물칼국수의 가리비찜. 커다란 솥에 가득 가리비를 담아주는데 푸짐한 담음새가 먹음직스럽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금강송 에코리움, 불영사, 월송정…식도락에 겨울 명승지까지
금강송 에코리움은 금강송 군락지에 있는 체류형 산림휴양시설이다. 금강송 테마 전시관, 금강송 치유센터, 숲 체험길, 찜질방, 유르트, 특산품 전시장 등을 갖췄다. 금강송 숲길은 조선시대부터 왕실에서 철저하게 지켜온 자연유산이다.

금강송 군락지에 있는 체류형 산림휴양시설 금강송 에코리움의 관리동. 이곳 숙박시설은 힐링과 디지털 디톡스를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금강송 에코리움의 전시관에서 소나무 종류별 목재의 특징과 사용처에 대해 설명하는 울진군 해설사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겨울 막바지 추위에 파르라니 얼어있는 불영사계곡. 사계절 언제 찾아도 좋을 만큼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계곡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계곡의 중간지점에 2개소(불영정, 선유정)가 있으며, 불영계곡이 S자를 그리는 풍경을 한눈에 보려면 도로변에 위치한 선유정에 올라야 한다.

불영사 전경. 비구니 사찰로 크지는 않지만 연못을 앞에 두고 가람(절집)들이 예쁘게 자리잡고 있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유서깊은 고찰 특유의 고즈적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불영사 대웅보전. 보물급 문화재이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불영사는 스님이 직접 농사를 지어 음식을 만드는 사찰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보물인 대웅보전과 그 안의 영산회상도 등 많은 문화재가 있다.

관동팔경의 하나인 월송정. 고려시대 처음 지었으나 지금 누각은 1980년대 새로 지은 것이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월송정이 처음 세워진 고려 때는 경치를 감상하는 정자가 아니라 왜구의 침입을 살피는 망루로서의 역할이 컸다. 그 후 왜구의 침입이 잠잠해진 조선 중기 중종 때 박원종이 강원도관찰사로 와서 이곳을 정자로 중건하였다. 지금 누각은 1980년대 새로 지은 것이다.

월송정으로 가는 송림 데크길. 울창했던 송림을 일제강점기에 모두 베어 한때 황폐했으나, 1950년대 해송 1만 5000그루를 다시 심었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울진에 있는 두 곳의 관동팔경 중 하나인 망양정.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왕피천 하구와 동해 풍광이 빼어나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망양정에서 내려다 본 왕피천 하구. 왕피천의 강물과 동해 바닷물이 만나는 곳으로 왼쪽 강물 쪽은 추위로 수면이 하얗게 얼었지만 바다 쪽은 파도가 제법 세게 치고 있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후포 등기산스카이워크는 바다 위로 뻗은 해상교량으로 높이 20m, 전체 길이 135m이다.이중 57m는 밑이 훤히 보이는 투명한 강화유리 설치 구간이이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후포등기산공원은 등기산스카이워크와 함께 돌아보는게 좋다. 등기산스카이워크는 등기산 공원에서 출렁다리를 건너와 갓바위 공원에서부터 바다 위로 뻗은 해상교량이다. 높이 20m, 전체 길이 135m이다. 이중 57m는 밑이 훤히 보이는 투명한 강화유리 설치 구간이이다. 시각적으로 아찔하고 파도나 바람이 불면 스카이워크가 흔들려 오금이 은근 저린다. 하지만 56㎜ 접합강화유리를 설치해 15t 무게도 견딜 만큼 튼튼하다. 덧신을 신고 스카이워크를 따라 걸으면 투명한 유리 아래로 아름다운 푸른 동해 바다를 볼 수 있다.

울진 죽변의 명물 해안스카이레일. 바다 전망 모노레일로 죽변 하트해변, 드라마 ‘폭풍속으로’ 세트장, 죽변등대를 볼 수 있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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