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에게 보낼 예정인 '현대판 노아의 방주' 선물이 국제 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다.
CNN 인터넷판을 비롯해 영국의 가디언 등 외신들은 무가베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짐바브웨 최대의 국립공원인 완게 국립공원에 있는 모든 동물들의 암수 한쌍씩을 선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 선물 계획을 지구상의 동물 한쌍씩을 데리고 배에 탔다는 성서속의 '노아의 방주'에 빗대고 있다.
CNN 인터넷판은 19일 이같은 무가베의 계획에 대해 국제 동물보호단체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동물보호단체 '본 프리(Born Free)는 CNN과 인터뷰에서 "무가베 대통령의 계획은 동물보호를 위한 조치 없이 진행되고 있다. (북한은) 야생동물이 살아가는데 심각한 위협을 안길 수 있는 곳"이라고 밝혔다.
이번 짐바브웨의 '동물 선물 세트'에는 북한이 주로 관심을 보이는 코끼리를 비롯해 코뿔소, 표범 등 구하기 어려운 고가의 외래동물이 포함되어 있다.
본 프리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동물들의 생존 문제. 이 단체에 따르면, 짐바브웨부터 북한까지의 거리는 대략 7,000마일(11265km). 18개월 난 어린 코끼리가 긴 시간을 비행기로 날아가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이 단체는 "아기 코끼리는 4년 동안 어미 코끼리의 젖을 먹고 커야한다. 그런데 이 시기에 어미 코끼리의 젖을 먹지 못할 경우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영향을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되며 집단 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짐바브웨 동물보호운동연합의 쟈니 로드리게스 대표는 지역 언론을 통해 "완게 국립공원에서는 사냥꾼들이 무가베 대통령의 명령을 받아 (북한에 보낼 동물을 잡을)덫을 놓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짐바브웨 동물보호운동연합은 동물들을 보내는 것을 막기위해 국제 단체에 협조를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무가베 대통령의 계획에 반대의 뜻을 드러냈다.
특히 로드리게스 대표는 북한의 동물원이 국제적 기준에 못 미친다고 꼬집었다.
본 프리 역시 "북한의 동물원 시설은 동물들을 위한 기본 요구사항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짐바브웨의 '스탠다드' 신문은 바이탈리스 챠덴가 국가 공원 대표의 말을 인용해 짐바브웨가 동물이 제대로 살 수 있는 환경인지를 평가하기 위해 북한으로 전문가를 보낸다고 보도했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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