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혜랑(왼쪽)-혜련 자매는 일본으로 귀화해 양궁국가대표의 꿈을 이뤘다. 사진 제공|대한양궁협회
“혜련아, 엄혜련!” 23일(한국시간) 런던 로즈크리켓경기장 내 양궁훈련장. 남자양궁대표팀 박성수(42·인천계양구청) 코치가 한 일본인 선수를 불렀다. 그녀의 등 뒤에는 ‘하야카와’라는 성이 붙어 있었다. 박 코치와 정겹게 대화를 나눈 그녀는 일본으로 귀화해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룬 엄혜련(25·하야카와 렌)이었다.
엄혜련은 언니 엄혜랑(28·하야카와 나미)과 함께 자매 양궁선수다. 두 선수 모두 전북체고를 졸업하고, 실업팀에 입단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과 비교되는 성인대표선발의 관문을 뚫지는 못했다. 2004년 언니가 먼저 어머니가 있던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후 엄혜랑은 2008베이징올림픽 일본양궁대표팀에 선발돼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당시 그녀가 소개되자 관중석의 한국 양궁인들은 큰 소리로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동생 역시 2007년 언니의 뒤를 따라 일본 땅을 밟았다. 자매는 2011년 일본대표팀에 함께 선발되며 올림픽 동반 출전의 꿈을 부풀렸지만, 결국 엄혜랑이 올림픽 최종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엄혜련은 “이번에 언니는 집에 있다”며 아쉬워했다. 양궁 관계자는 “둘 다 너무 착하고 성실한 선수였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자매가 잘 됐으면 하는 것이 한국 양궁인들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런던|전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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