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가입신청 서류접수 선거전 방불
10구단 회원가입 신청서 제출 마감일인 7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는 두 유치희망그룹의 관계자들이 대거 몰려왔다. 접수 행사는 선거의 유세장처럼 보였다. 유치를 향한 열정과 진지한 자세는 올림픽 유치열기에 버금갔다.
선수(先手)는 부영이 날렸다. 이중근 부영 회장과 김완주 전북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낮 12시 점심을 겸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야구회관 1층 로비에는 10구단 창단을 염원하는 전북도민 102만명의 서명이 담긴 박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무려 42박스. 오후 1시30분 야구회관 7층 기자실에서 열린 서류접수 때는 KBO 양해영 사무총장도 참가해야 했다. 즉석에서 또 기자회견이 이어졌고, 이연택 전 대한체육회장도 기자회견 말미에 등장해 “부영-전북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이번 유치전에서 발 빠른 홍보·기획 능력을 과시했던 부영-전북의 움직임에 수원-KT도 반격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 이석채 KT회장과 염태영 수원시장, 이재율 경기도 경제부지사 등은 나란히 가슴에 ‘수원-KT’라는 문자가 선명한 붉은색 점퍼를 입고 나타났다. 수원-KT는 염 시장 등 3명이 공동으로 참가서류를 들고 양 사무총장과 포즈를 취했다. 그동안 야구단 창단을 위해서 KBO가 물밑작업을 할 때 기업이나 지자체의 장을 만나 사정하고 협조를 구한 적은 많지만, 이처럼 서류접수행사가 이벤트화된 적은 없었다.
“조용히 서류만 제출하고 가면 될 텐데…”라고 한 양 사무총장은 혹시라도 생길지 모를 불공정 시비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듯 한마디를 덧붙였다. “만일 심사위원의 결정을 앞두고 로비나 압력이 들어온다면 자리를 걸고 즉시 공개하겠다.”
김종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