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매리너스 펠릭스 에르난데스. 동아닷컴DB
천문학적인 연장 계약을 체결한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27·시애틀 매리너스)가 몸값을 제대로 하며 개인 통산 100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에르난데스는 2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위치한 O.co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2013 시즌 첫 등판에서 2-0 승리를 주도하며 시즌 첫 승이자 개인 통산 99승째를 올렸다.
이날 에르난데스는 오클랜드의 공격을 7 2/3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로 막아내며 피칭의 진수를 선보였다. 4사구는 단 1개를 내줬고 탈삼진은 8개를 기록했다.
공 스피드는 과거에 비해 감소한 모습이었지만 최고 93~4마일(약 시속 150km)의 공으로도 능수능란한 피칭을 선보였다.
오클랜드의 타자들은 경기 내내 홈 플레이트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에르난데스의 패스트볼, 커브, 싱커와 체인지업에 추풍낙엽과도 같은 모습을 보였다.
위기도 있었다. 에르난데스가 8회 2사 후 난조를 보이며 안타와 볼넷을 내준 뒤 물러난 것.
하지만 시애틀 불펜은 역전 주자까지 내보내며 만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에르난데스의 승리를 지켰다.
마지막 이닝이 된 9회말 등판한 시애틀의 마무리 투수 톰 윌헴슨(30)은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앞서 에르난데스는 지난 오프 시즌 7년간 1억 7500만 달러(약 1943억 원)에 이르는 당시 투수 최고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 계약은 지난달 30일 저스틴 벌렌더(30)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5년 연장 계약에 합의하며 7년 간 1억 8000만 달러(약 1999억 원) 받게 돼 역대 투수 계약 2위가 됐다.
지난 2005년 데뷔한 에르난데스는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8년 간 98승 76패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했다.
줄곧 시애틀에서만 활약했으며 지난 2010년에는 13승 12패 평균자책점 2.27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13승 9패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8월 16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서는 메이저리그 23번째이자 시애틀 선수로는 처음으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기도 했다.
한편, 시애틀 타선은 이날 2타점을 기록한 1번 타자 프랭클린 구티에레즈(30)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