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쥐게 된 홍명보 감독이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인천공항|김종원기자 won@donga.com트위터@beanjjun
4회연속 월드컵 출전…한국 최고의 리베로
2005년 대표팀 코치·2009년엔 U-20 감독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황금세대 이끌어
인성·카리스마 두루 지닌 후배들의 롤모델
2014브라질월드컵을 이끌게 된 홍명보(44) 감독은 탁월한 리더십으로 일찍부터 한국축구의 차세대 리더로 꼽혀왔다. 역사의 현장에는 늘 그가 있었다. 2002한일월드컵 4강으로 선수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감독으로 나선 2012런던올림픽에서 한국축구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도력을 크게 인정받으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이제는 무대를 더 넓힌다. 국가대표팀이다. 대표팀 주장으로 2002한일월드컵 4강을 이끈 지 정확히 11년 만에 감독 역할을 부여받았다. 선수들을 가족처럼 챙기는 따스한 성품을 갖췄으며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이끄는 그는 위기를 타파할 적임자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2012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확정지은 뒤 태극전사들이 홍명보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준비된 지도자
1990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 선수로는 최다인 4회 연속 월드컵을 나간 홍 감독은 8년 남짓의 짧은 지도자 경력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05년 대표팀 코치로 발탁되며 딕 아드보카트 감독 밑에서 2006독일월드컵 코치를 역임했다. 2008베이징올림픽 코치를 거쳐 2009년부터 U-20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2012런던올림픽을 향한 협회 차원의 장기 프로젝트였다. 이 대회에서 8강 진출에 성공하며 가능성을 알렸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 김보경(카디프시티) 홍정호(제주) 등이 홍 감독 밑에서 크게 성장했다.
어려움도 있었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24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병역혜택 문제로 적지 않은 중압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2012런던올림픽으로 가는 과정은 혹독했으나 결과는 훌륭했다. 영국단일팀을 승부차기 접전 끝에 물리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4강에서 비록 아쉽게 브라질에 패했으나 3∼4위전에서 숙적 일본을 꺾고 목표로 삼았던 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축구 10년을 짊어질 황금세대의 출현이었다.
선수 시절부터 각인됐던 카리스마는 홍 감독의 상징이다. 박지성(퀸즈파크레인저스)은 “인성과 카리스마를 두루 갖췄다. 후배라면 누구나 존경해 마지않을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홍 감독은 대표팀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1990이탈리아월드컵 당시 21세로 주전 수비수를 꿰차며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출전했다. 1994미국월드컵부터 대표팀의 리더로 발돋움했다. 독일과 3차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며 선발 출전했다. 2-3으로 따라붙는 호쾌한 중거리 슛으로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1998프랑스월드컵부터 대표팀의 ‘영원한 주장’으로 구심점이 됐다.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히딩크호에서 한때 제외되기도 했으나 실력으로 말했다. 히딩크 감독의 총애를 받았다. 말수는 적었지만 경기장 안팎에서 몸소 실력으로 증명해 보였다.
홍 감독은 센츄리 클럽(A매치 100회 이상 출전)에 가입한 8명의 한국 선수 가운데 136경기에 나서며 최고 기록을 보유 중이다. 2002한일월드컵 스페인과 8강전에서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로 나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강심장을 뽐내기도 했다. 광저우아시안게임과 런던올림픽 최종전에서는 선수들과 진한 눈물을 함께 쏟으며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줬다. 후배들과 제자들이 믿고 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 홍명보는 누구?
-생년월일 : 1969년 2월12일 (서울)
-출신학교 : 동북고→고려대 체육교육학과→고려대 교육대학원 체육학 석사 -대표경력 : 국가대표(1990∼2002),A매치 135경기 9골
-프로경력 : 포항→벨마레 히라스카·가시와 레이솔(이상 일본)→포항→LA갤럭시(미국)
-지도자경력 : 대표팀 코치(2005∼2007), 올림픽팀 코치(2007∼2008), U-20대표팀 감독(2008∼2009), 올림픽팀 감독(2009.11∼2012.8) 대표팀 감독(2013.6∼)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