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2015~2016시즌 개막 특집] 완전한 기적을 꿈꾼다…근성의 인삼공사

입력 2015-10-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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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인삼공사 선수들이 1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2015~2016 V리그’ 흥국생명과의 홈경기에 앞서 달리기로 몸을 풀고 있다.대전|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GC인삼공사 선수들이 1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2015~2016 V리그’ 흥국생명과의 홈경기에 앞서 달리기로 몸을 풀고 있다.대전|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4. 올 시즌 반전 노리는 인삼공사

11시즌 동안 우승·꼴찌 3차례씩 ‘롤러코스터’
올 여름 첫 전지훈련…체력·기본기 집중 보강

새 용병 헤일리 기복·센터 유미라 빈 자리 변수
세터 변화…김해란·백목화·이연주 부활 기대

V리그 원년인 2005년 여자부 우승팀 인삼공사의 역대 성적은 롤러코스터와 같다. 11시즌 동안 우승과 꼴찌를 3번씩 했다. 흥국생명과 함께 여자부 최다 우승팀이다. 꼴찌 시즌 다음 신인드래프트 때마다 상위 순번을 잡았고, 외국인선수 몬타뇨의 덕도 봤다. 올 시즌에도 외국인선수제도가 드래프트로 바뀌면서 모든 팀이 탐내던 헤일리를 뽑았다. 2015∼2016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 강소휘를 놓친 것이 아쉬울 뿐이다.

짝수해에 상위권을 차지해왔던 과거 성적을 보자면 올 시즌 성적도 기대할 만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어려운 회사 사정상 풍족하게 선수단을 지원할 형편이 아니다. 이성희 감독은 선수들에게 항상 그 점이 미안하다. “매일 감독이 선수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이 아쉽다. 회식이나 전지훈련 등 선수들에게 기분 전환을 해줘야 할 때도 오로지 훈련장에서 운동만 시키다 보니 선수들이 지루할 것이다. 그때 ‘참고 하자’는 소리밖에 할 수 없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올 여름에는 처음으로 전훈을 실시했다. 경남 하동에서 열흘간 분위기 전환을 겸해 지옥훈련을 소화했다.

인삼공사의 올 시즌 키워드는 근성과 투지, 그리고 땀이다. 2012년부터 팀을 지휘해온 이 감독은 “지난 시즌보다는 앞으로 우리가 뭘 해야 할지에 중점을 두고 준비했다. 절반의 기적보다는 완전한 기적을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 어느 때보다 많이 흘린 땀과 근성을 믿는다!

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실패 후 트레이닝 파트에 변화를 줬다. 사람과 훈련방법을 바꿨다. 훈련량을 늘렸다. 이성희 감독은 “극기훈련에 가까운 체력훈련을 했다. 정신력을 강화하겠다는 목적도 있어 예전보다 훨씬 힘들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이 힘들었지만, 이 감독은 땀의 가치를 믿었다. 미디어데이에서 백목화는 “처음으로 하계훈련도 다녀왔다. 그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근성을 얻었다. 근성으로 위기를 넘기는 팀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외국인선수의 역할이 줄어들 올 시즌, 길어질 랠리와 많아질 국내선수들의 역할에 대비해 체력부터 길렀다. 그는 “국내선수의 활용도가 많아지면서 그 선수들이 버텨야 하기에 강한 체력은 필수”라고 밝혔다.

공을 다루는 훈련 때도 기본인 리시브와 수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올 시즌 많은 팀의 화두인 스피드를 위한 준비도 했다. 이 감독은 “스피드 배구의 시작도 리시브다. 방법은 달라져야겠지만, 하루아침에 스피드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얘기했다. 가장 높이가 낮아 블로킹 능력이 떨어지는 팀 형편상 수비에서 버텨주지 못하면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다른 팀처럼 놓고 치는 공격수가 없는 단점을 보완하려면 강한 수비와 조직력, 그리고 스피드밖에 없다.”


스피드와 공격 루트 다양화를 위해 이재은을 선택하다!

이성희 감독이 선택한 헤일리는 198cm의 장신에 왼손잡이라는 장점을 지닌 라이트다. 해외무대 경험도 있다. 이탈리아리그에서 뛰었다. 헤일리는 “V리그의 수비능력이 더 좋다. 공격도 빠르다.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헤일리가 어느 정도 공격 점유율과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느냐가 관건이다. 지난 시즌 조이스는 53.56%의 점유율과 40.62%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불안한 요소는 헤일리의 들쭉날쭉한 기량이다. 이 감독은 “아직 어려서 그런지 위기관리능력이 떨어진다. 기준이 없고 플레이가 매일 다르다. 어떤 날은 잘 하다가도, 어떤 날은 5∼6득점에 범실로 10점 이상을 내준다. 판단이 헷갈린다”고 걱정했다. 그래도 지금 유일하게 믿고 가야 할 선수가 헤일리다. 올 시즌에도 외국인선수 중심의 공격 패턴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국내선수들의 점유율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지난 시즌 조이스 한 명만 바라보는 배구를 했다면 이번에는 그 부담을 모두가 나눠 가져야 한다. 그 변화를 위해 이 감독은 주전 세터로 이재은을 낙점했다. 세터가 달라지면 팀플레이와 전술에서 변화가 수반된다. 이 감독은 공격수를 다양하게 이용하는 분배를 주문한다. 특히 한창 기량이 성장 중인 문명화와 장영은 등 중앙을 이용한 공격을 보여준 뒤 날개 공격수를 사용하라고 주문해왔다.

아쉬운 것은 유미라의 부상이다. 9월 10일 도로공사와의 연습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되는 불상사가 생겼다. 팀에서 유일하게 이동공격이 가능한 센터 요원의 공백으로 이 감독의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신인드래프트에서 강소휘 대신 문명화의 1년 후배인 센터 이지수를 뽑아둬 중앙에서의 큰 공백은 막았다. 당장은 문명화, 장영은이 중앙에서 상대 공격도 막아주고 속공 점유율도 높여줘야 한다.


● 버텨야 하는 선수&투지를 보여줘야 하는 선수


이성희 감독은 시즌의 성패를 좌우할 선수로 리베로 김해란과 레프트 백목화, 이연주를 들었다. 김해란은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다. 80%의 몸 상태다. 이 감독은 “조용한 우리 선수들을 투지 넘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기대한다. 수비폭이 넓어서 많이 움직이고 활발한 플레이를 해주면 다른 선수들의 사기도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목화는 2014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금메달을 땄지만 후유증을 겪었다. 최근 3시즌 가운데 가장 공격득점이 적었다. 지난 3시즌 동안 412∼386∼277득점을 기록했다. 반 박자 빨리 때리는 공격능력과 다양한 배구센스는 여전하지만, 멘탈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 감독은 “초반 부진과 주위의 시선에 더 큰 부담을 가졌고, 그것을 이겨내지 못했다. 조급해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새 시즌 준비과정에서 그 문제들은 해결했다. 이 감독은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해란, 백목화와 함께 리시브에 가담하는 이연주에게는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는 이 감독의 예상 기대치가 나왔다. 상대의 서브 폭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지난 시즌의 모습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악의 경우 이연주가 흔들리면 최수빈, 김진희 카드도 준비해뒀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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