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마커스 블레이클리. 사진제공|KBL
가드 용병들 개인플레이·지역방어 고전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에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각 팀의 신장이 작은 외국인선수다. KBL은 2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매 경기 3쿼터에 외국인선수 2명의 동시 출전을 허용했다. 키 193㎝ 이하의 외국인선수들을 1라운드보다 더 많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단신 용병들의 활약에 따라 각 팀의 희비가 자주 엇갈리고 있다.
● 출발이 좋은 단신 파워포워드 용병
10개 구단 중 모비스와 kt는 이른바 ‘맥도웰 스타일’의 키는 작아도 파워가 좋아 골밑 플레이를 병행할 수 있는 선수를 뽑았다. 가드와 슈터 등 스피드와 득점력 중심으로 단신 용병을 선발한 나머지 8개 구단과는 다른 선택이었다. 2라운드 초반 드러난 양상은 kt와 모비스의 판단이 탁월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kt의 경우 작은 용병 마커스 블레이클리(192.5㎝)와 큰 용병 코트니 심스가 이루는 하모니가 좋다. 둘은 절묘한 호흡으로 1라운드에서 높이의 열세로 고전한 kt의 최근 2연승을 책임졌다. 블레이클리는 패스 능력도 좋아 어시스트도 경기당 2.5개를 기록 중이다. 모비스 커스버트 빅터(190.3㎝)는 작은 키에도 리바운드 전체 9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분전하며 팀의 상위권 도약에 큰 힘을 보탰다. 골밑 플레이에 3점포까지 장착해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다.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 팀과 조화가 요구되는 가드 용병
모비스와 kt를 제외한 8개 구단은 포인트가드 또는 슈팅가드를 맡아줄 단신 용병을 보유하고 있다. KCC 안드레 에밋(191㎝)처럼 빠르게 적응한 선수도 있지만, 많은 선수들이 경기마다 기복을 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플레이 스타일 때문이다. KBL 감독들 대부분은 가드가 볼을 오래 소유하고 있는 것을 원치 않는다. 간결한 플레이를 주문한다. 그러나 다수의 가드 용병들은 볼을 오래 지니면서 개인기 위주로 공격한다. 그렇다보니 감독의 요구사항과 개인의 습성 사이에서 밸런스를 잡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일이 생긴다. 1라운드에서 벤치에 머문 시간이 길어 2라운드부터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기 위해 욕심을 내거나 상대의 지역방어에 고전하는 가드 용병들도 있다. 이들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