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임 조원우 감독이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조원우호’가 공식 출범했다. 롯데의 17대 사령탑에 선임된 조원우(44) 감독은 현역 최연소 사령탑이다. 은퇴 직후인 2009년부터 코치 생활을 시작해 7년간 수비코치, 작전·주루코치에 올 시즌 SK에서 수석코치까지 역임했지만, 감독으로서 어떤 색깔을 보여줄지 예상하긴 어렵다.
조 감독은 아직은 자신의 야구에 대해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취임식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지금 내가 ‘어떤 야구를 펼치겠다’ 보다는, 현안이 많기 때문에 선수단을 잘 파악하고 코칭스태프 구성을 잘해서 마무리훈련을 잘하는 게 우선이다. 어떤 방향으로 갈 지는 그 이후에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취임사에서 선수단에게 강조한 세 가지 요소, 팀 플레이, 경쟁, 근성에서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하다. 조 감독은 “선수들에게 원칙을 정할 것이다. 원칙을 정하고 경기 중에 일어나는 정말 필요한 플레이가 안 된다면 벌을 주겠다. 전력질주를 안한다거나, 백업을 안간다, 베이스커버를 안 들어간다 이런 건 기강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선 선수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초보 감독인 건 사실이다. 귀를 열고 소통을 하되, 결정은 감독이 하는 것이다. 소신을 갖고 팀을 이끌어 가려고 생각중이다”라며 자신의 지향점을 일부 밝히기도 했다. 소통과 소신, 그의 야구를 보는 두 가지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 감독은 선수생활과 코치생활을 하면서 인상 깊었던 사령탑으로 김성근, 김인식, 양승호 감독을 꼽았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쌍방울에서)함께 생활을 오래 한 김성근 감독님이다. 선수 말년에 만나서 도움을 많이 주신 김인식 감독님이나,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좋은 길로 열어주신 양승호 감독님도 생각난다. 모두 선수단 장악도 하셨지만, 선수단과 소통이 잘 됐다. 김성근 감독님은 훈련을 많이 시키시긴 했다”고 말했다.
선수단 장악과 소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겠다는 생각이다. 1년 만에 경질된 전임 이종운 감독처럼 성적에 대한 부담감 얘기가 나오자, 그는 “사실 성적이 나쁘면 그만두는 게 프로 아닌가. 프로는 냉정하다. 그런 건 각오하고 왔고, 성적을 내려고 노력할 것이다. 감독에게 첫 번째는 성적”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전까지 코치 생활을 하며 달았던 등번호 74번을 고수했다. 묵묵히 걸어온 자신의 소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조 감독은 “감독을 오래 하고 싶다. 현실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늘 살아온 대로 소신껏 열심히 하다보면 장수할 수도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어쨌든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잘 뛰어놀 수 있게끔, 룰을 잘 만들어서 같이 잘 해보겠다. 결과는 올 시즌이 지나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직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