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도 제외’로 풀어본 넥센의 리빌딩

입력 2015-11-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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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헌도. 스포츠동아DB

넥센 박헌도. 스포츠동아DB

주전과 백업 오갔던 중장거리 우타자 박헌도 롯데행
‘팀 컬러’ 기동력에 맞추고 고종욱-임병욱 중용 시사
중장거리 우투우타 유망주 허정협, 홍섭갑 전진 배치


‘보호선수 40인 외 선수’로 풀린 박헌도(28)의 롯데행은 넥센의 리빌딩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넥센은 27일 서울 서초구 더 케이 호텔에서 열린 ‘2015 KBO 2차 드래프트’에서 김웅빈(SK) 양현, 김상훈(이상 두산)을 영입하고 박헌도, 김태형, 배힘찬, 송신영을 내줬다. 박헌도는 30명의 선수가 지명받은 2차 드래프트에서 대어급으로 평가받는다. 그렇기에 올해 주전과 백업을 넘나들며 활약했던 중장거리 우투우타 박헌도의 보호선수 제외가 큰 시사점을 의미한다.


● 새판짜는 넥센

박헌도는 용마고(마산)와 경성대를 거쳐 2009년 넥센의 2차 4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올 시즌 입단 후 가장 많은 10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8(218타수54안타), 8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주전이 부상당하면 제일 먼저 찾는 1번 옵션이었고, 오른손 대타로도 쓰임새가 컸다. 하지만 넥센은 기대가 컸던 박헌도를 풀어줬다. 넥센 관계자는 “넥센에서 자리 잡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팀에서 뛰는 게 낫다”고 밝혔다.

넥센은 내년 ‘새판짜기’에 나서야 한다. 특히 외야가 그렇다. FA시장에서 팀의 상징이자 주장인 중견수 이택근을 잡을 계획이지만 유한준의 잔류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브래드 스나이더와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새 외국인타자 대니 돈을 영입했다. 돈은 외야 수비가 가능하지만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진출이 확실한 박병호의 1루 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인다. 이택근이 잔부상이 많아 풀타임 출전이 어렵다고 보면 외야 3자리 모두 확실하지 않다.


● 기동력과 리빌딩


오히려 박헌도의 쓰임새가 높아졌지만 넥센의 선택은 달랐다. 넥센은 내년부터 고척스카이돔을 새 구장으로 쓴다. 규장구모가 목동에 비해 커진데다가 팀 홈런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강정호(피츠버그)와 박병호가 2년 연속 빠져나갈 예정이다. 염경엽 감독과 구단 프런트가 일찌감치 공언한 대로 ‘기동력’의 팀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박헌도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기동력이 떨어진다. 우선 포스트시즌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고종욱이 주전 좌익수로 유력하다. 이택근 백업으로는 전문 대주자 유재신이 뒤를 받친다. 여기에 임병욱과 강지광 모두 코너 외야수로 내년 시즌 중요 전력에 포함된다. 이들 넷은 모두 뛰어난 주력을 갖고 있다. 넥센의 새 모토인 기동력과 어울린다. 대타자로는 퓨처스리그 각각 19홈런과 12홈런을 때린 중장거리 우투우타 허정협과 홍성갑이 버티고 있다. 이들은 넥센이 기대하는 유망주들로 박헌도와 비슷한 유형이다. 결국 기동력과 리빌딩 사이에서 박헌도를 보호선수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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