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4·토트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11일 이란과의 원정경기서도 선발 출전 유력
-대선배 박지성도 기록 못한 결승골 정조준
한국축구는 대표팀간 이란 원정에서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역대 6차례 경기를 치러 2무4패에 머물러 있다. 가장 최근에 골을 넣은 선수는 박지성(은퇴)으로 2009년 2월11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원정 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36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린 바 있다. 이후 벌어진 2차례 원정에서는 모두 0-1로 패했다. 이란 원정은 쉽지 않다. 대부분의 경기가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다. 10만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경기장에서 열광적인 홈팬들의 응원을 받는 강호 이란을 꺾는다는 게 만만치 않다.
한국은 11일 오후 11시45분(한국시간) 이란과 2018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경기를 갖는다. 장소는 역시 아자디스타디움. 이란은 6일 벌어진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0-1로 승리하며 조 1위로 뛰어올랐다. 한국과 2승1무로 동률이지만 골 득실차에서 이란이 앞서 있다. 이란은 +3점이고, 한국은 +2점이다.
다행스럽게도 대표팀 분위기는 좋다. 6일 카타르와의 홈경기에서 전반을 1-2로 밀렸고, 후반 중반 홍정호(27·장쑤 쑤닝)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였지만 결국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도 선수들이 힘든 상황에서 역전승을 일궈낸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힘든 경기였지만 결국 원하는 승점3을 챙겨 선수들의 분위기도 한층 밝아졌다.
이란전을 앞두고 손흥민(24·토트넘)에 대한 기대는 더 커졌다.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서 맹활약한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 기운이 역시 남아있었다. 손흥민은 카타르와의 경기 전반에는 크게 활약하지 못했다. 기성용(27·스완지 시티)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지만 그 외에 장점인 슈팅과 폭발적인 스피드를 선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자신감 있는 드리블 돌파를 여러 차례 시도했고, 2-2로 비기고 있던 상황에서는 기성용의 패스를 받아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결국 역전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언제든 터질 수 있다는 걸 몸소 증명해낸 것이다.
손흥민은 대표팀이 최근 2차례 이란 원정에서 모두 0-1로 질 때 그라운드에 있었다. 2012년 10월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전에는 후반 교체로 출전했고, 2014년 11월 친선경기에서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두 경기 모두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의 손흥민과 지금의 그는 다르다. 확실히 1~2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카타르전에서 오른쪽 발목에 가벼운 부상을 입긴 했지만 이란전에서도 그가 변함없이 선발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한국축구 역사상 첫 이란 원정의 결승골을 터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