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재학. 스포츠동아DB
이에 관해 수사를 받고 있는 NC 구단은 철저히 함구했다. 경찰이 왜 왔으며, 무엇을 가져갔는지는 물론, 기초적인 사실관계의 확인 자체도 얘기해주려 하지 않았다. ‘몰라서 말 못하는 것인지, 아는데 말할 수 없어 얘기할 수 없는지’조차 답하지 않았다. “수사기관인 경찰에 물어보라”는 답변만 반복할 따름이었다.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정통한 소식통은 7일 저녁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 NC 투수 이재학에 대한 승부조작 혐의를 입증할 만한 정황 증거를 확보했고, 그래서 이날 전격적으로 구단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이다”고 전했다.
당초 이재학은 승부조작 혐의를 받는 와중에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었다. 그러나 당시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었다.
처음 의혹이 불거졌을 때 NC 구단은 이재학을 8월초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이재학의 결백을 NC 야구단도 확신하지 못한 것이다. 승부조작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던 이재학은 8월9일 경찰 참고인 조사 후 8월16일 1군으로 복귀한 뒤 등판을 이어왔다. 최근 5경기 등판에서 4승을 올렸다. 특히 6일 마산 SK전에도 선발등판해 7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NC의 포스트시즌 핵심투수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재학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 선언하지 않았다. 그동안 경찰 차원에서 지속적인 조사를 해왔고, 유의미한 단서를 포착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소식통은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는 것은 영장이 나왔다는 것이다. 영장이 그냥 의혹만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경찰이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에 NC 구단을 압수수색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미 이재학의 혐의에 대한 추가 증거가 입수된 상황에서 “경찰은 NC 구단의 사건 축소와 은폐에 관한 개입 여부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 이 소식통의 증언이다. NC 구단에 따르면 이날 오후 사무실을 방문한 10여 명의 수사관들이 3시간여에 걸쳐 구단 사무실을 수사했으며, 사건 관련성이 있는 자료들도 압수해간 것으로 전해졌다. 꽤 강도 높은 조사였다.
수사기관이 강력한 의지를 드러냄에 따라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NC 구단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사안이 됐다. NC 구단은 “향후 경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놓았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