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야구장. 스포츠동아DB
1일 마산구장을 찾은 NC팬들은 올 시즌 어느 때보다 들떠 있었다. 가을야구, 그것도 최고의 무대라 불리는 한국시리즈(KS)가 처음으로 열린 날이었기 때문이다. 열정으로 뭉친 마산팬들은 KS를 맞이하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감격에 벅찬 모습이었다.
패권을 놓고 다투는 두산과 NC가 KS 3차전을 치른 1일 마산구장. 이날 쌀쌀한 가을바람이 구장을 휘감았지만, 경기 시작 3시간여 전부터 많은 팬들이 구장 곁을 지켰다. 마산에서 맞는 첫 KS를 일찍부터 함께하기 위해서였다. 표를 미리 구하지 못한 일부 팬들은 혹시 모를 예매취소분을 기다리며 매표소 앞을 떠나지 못하기도 했다.
마산에서 태어나 30년간 롯데를 거쳐 NC를 응원하고 있다는 이상열(62)씨는 “선수들은 물론 김경문 감독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며 “덕분에 처음으로 고향에서 한국시리즈를 볼 수 있다”고 기뻐했다. 2013년 NC 1군 진입과 함께 팬이 된 이재근(26)씨는 “지난 2년보다 길게 가을야구를 즐길 수 있어 좋다”며 “경기에 나가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도 한국시리즈를 경험해봤으면 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러한 팬들의 열정에 NC는 우승 염원을 듬뿍 담은 사전준비로 팬들을 맞이했다. NC 백종덕 홍보팀 차장은 “올 시즌 캐치프레이즈인 ‘고공행진’ 문구가 담긴 중·대형 깃발을 구장 안팎뿐만 아니라 시내 주요 도로와 창원시청 외벽에 걸어놓았다”고 설명했다. 가을야구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물론 NC팬들만이 이날 마산구장을 찾은 것은 아니다. 서울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두산팬들도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2연승을 안고 원정 응원에 나선 터라 이들의 얼굴에는 여유가 흘러넘쳤다. 서울에서 내려온 이진석(28)씨는 “이왕 한국시리즈에 올라왔는데 2연패를 달성했으면 좋겠다”면서도 “물론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경기를 마쳤으면 한다”고 전했다.
마산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