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로저스-롯데 린드블럼(오른쪽). 스포츠동아DB
롯데는 11일 사직에서 삼성에 7-9로 패했지만 아직은 살얼음판 5위를 지키고 있다. 6위 KIA와 게임차가 없이 승률에서 3모 차이로 앞서고 있다. 한화는 같은 날 대전에서 SK에 4-9로 패했다. 4연패에 빠지면서 5월 26일 이후 108일 만에 8위로 추락했다. 그러나 5위 와일드카드 경쟁팀 중에서 가장 뒤쪽으로 떨어져 심리적으로는 밀리고 있지만, 여전히 5위와는 1.5게임차로 유지하고 있다. 7위로 올라선 SK는 롯데와 1게임차다. 결국 1.5게임차 내에서 롯데~KIA~SK~한화 4개 팀이 촘촘히 늘어서 있는 구조다.
이제 20경기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없지만, 특히 순위 경쟁팀끼리의 경기에서는 반드시 이겨야한다. 롯데는 한화에 2연패를 당한다면 8위로 떨어질 수 있고, 한화는 롯데에 2연승한다면 다시 5위로 도약할 기회를 잡는다. 반대로 롯데는 한화에 2연승한다면 5위 경쟁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를 밟게 되고, 한화는 6연패에 빠지는 상황 속에 3.5게임차로 밀려나기 때문에 사실상 가을야구 경쟁 대열에서 밀려나는 상황이다.
12일 경기에 한화는 배영수, 롯데는 송승준을 예고했다. 배영수는 ‘롯데 킬러’로 유명하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시즌 4승(8패)을 거뒀는데, 그 중 롯데전 4경기에 등판해 2승무패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롯데전 방어율은 5.40으로 썩 좋지 않지만, 시즌 방어율 6.68에 비한다면 괜찮다. 롯데전에는 기분 좋은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감이 있다.
송승준은 오른팔 굴곡근에 염증이 생겨 지난달 12일 1군 엔트리에 제외된 뒤 8일 SK전을 앞두고 콜업됐다. 이날 SK전에서 실전 감각 회복 차원에서 등판해 2이닝을 안타와 볼넷 없이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송승준은 올 시즌 한화전 2경기에 등판해 1승1패, 방어율 4.22를 기록 중이다. 책임감이 남다른 송승준이 최근 안정화되고 있는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13일 경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는 에스밀 로저스, 롯데는 조쉬 린드블럼이 선발등판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카드, 빅매치다.
린드블럼은 13승(7패, 방어율 3.29)으로 역대 롯데 외국인투수 중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2012년 쉐인 유먼·2013년 크리스 옥스프링 13승)을 세웠다. 1승만 추가하면 신기록을 쓰게 된다. 그만큼 롯데에서는 역대 최고의 외국인투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한동안 아홉수에 걸려 주춤하다 최근 4경기에서 모조리 승리를 거두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화전에서는 4경기에 등판해 2승1패, 방어율 3.18을 기록 중이다.
로저스는 8월에 국내 무대에 들어와 가장 강한 임팩트를 보여주고 있다. 6경기에 등판해 3승1패, 방어율 2.23을 기록 중이다. 특히 완봉 2차례를 포함해 완투만 3차례 기록했다. 1군 엔트리에서 빠졌던 그는 1군 복귀 무대인 8일 잠실 LG전에서 5실점(4자책점)으로 밋밋했다. 그러나 로저스는 “오랜 만의 등판이라 피칭 밸런스가 다소 좋지 않았지만 감각을 느낀 만큼 다음 등판에서는 괜찮을 것이다”며 자신했다. 롯데를 상대로는 첫 등판이다. 로저스가 롯데 타자들을 제압할지, 롯데 타자들이 어떻게 대처할지 지켜볼 만하다.
린드블럼과 로저스의 맞대결은 단순한 1승과 1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팀 분위기와 사기와 직결되는 싸움이기에 벌써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화와 롯데는 올 시즌 7승7패를 기록 중이다. 팀간 16차전씩 진행되기에 이번 2연전이 올 시즌 양 팀의 마지막 맞대결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