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정의윤. 스포츠동아DB
SK 신 4번타자 정의윤(29)의 얼굴은 새까맣게 탔다. 상체도 구릿빛으로 건강하게 그을려져 있다. 11월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 얼마나 진지하게 훈련했는지를 알 수 있는 증거다. 심지어 비활동기간인 12월에도 개인훈련을 쉬지 않는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7월 LG에서 SK로 트레이드된 뒤 정의윤의 야구인생은 달라졌다. 이적 이후 SK에서만 14홈런을 터뜨렸다. 타율 0.320(91경기 83안타)으로 시즌을 마쳤다. SK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우타 거포의 갈증을 풀어줬다.
이렇게 야구가 잘 되자 정의윤의 동기부여도 더 잘되고 있다. 이제 서른을 앞둔 나이, “반드시 2016시즌에는 무언가를 이뤄야 한다”는 절박감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8~9월 정의윤이 보여줬던 페이스가 2016시즌 계속 이어진다면 30홈런 이상을 바라볼 수 있다. 당시 좋았던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정의윤은 가고시마 캠프에 자청해서 넘어가 타격 연습을 거듭했다.
이런 정의윤이 내년에 잘하고 싶은 또 하나의 이유가 있는데 바로 SK 김용희 감독을 위해서다. 정의윤은 “SK로 와서 야구가 잘 되는 것은 감독님이 기회를 꾸준히 주신 덕분”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제 2016시즌에는 자기가 김 감독을 위해서 보답해야 된다는 책임감이 강하다. 김 감독의 계약기간이 2016년으로 종료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내가 잘해야 감독님이 계속 계실 수 있다”라고 입을 앙다문다. 무사는 자기를 알아주는 주군을 위해 혼을 바치는 것이 삶의 보람이라고 했다. 지금 정의윤의 마음이 그런 것 같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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