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나성범은 18일 세종시에 위치한 3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퇴소했다. 훈련생 159명 중 1등을 하며 최우수훈련병으로 표창까지 받을 정도로 성실히 훈련에 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성범의 2015년 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퇴소한 다음날인 19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박은비 씨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나성범은 2015년 1월부터 12월까지 그야말로 ‘전력질주’를 했다. 1월부터 스프링캠프에 돌입했고, 2월 한 달간 시범경기를 치렀다. 3월부터는 페넌트레이스에 돌입해 7개월의 대장정을 전 경기(144경기) 출장으로 소화했다. 팀이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하면서 포스트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했고, 두산과 PO 5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치렀다.
나성범은 팀의 가을야구가 끝난 뒤 딱 하루만 쉬고 ‘2015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국제대회를 준비했다. 대회가 시작하자 일본과 대만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8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대회 개막전을 치르고 9일 대만으로 이동해 8박9일간 5번의 예선경기를 벌였다. 한국이 4강에 진출하면서 다시 일본으로 건너와 준결승과 결승전을 치렀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22일 금의환향해 약 한 달 만에 가족과 상봉했지만 이튿날(23일) 곧바로 기초군사훈련을 위해 훈련소에 입소했다.
나성범은 살인적 일정에도 힘든 티를 내지 않았다.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있을 때도 ‘대회가 끝나면 훈련소에 갔다가 퇴소 후 다음날 곧바로 결혼식을 올려야한다’는 얘기에 “결혼식을 혼자 준비하느라 고생하는 아내에게 정말 미안하지만 국가가 부르는데 (대표팀에) 안 올 수 없었다. 식장은 까까머리로 들어가면 된다. 신혼여행 가서 쉬겠다”며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냈다.
좀처럼 끝날 것 같지 않았던 나성범의 길고 길었던 2015년이 결혼식을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노력한 만큼 결과도 좋았다. 군사훈련으로 인해 직접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2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고, 프리미어12에서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비록 대표팀에서는 급격한 체력저하로 자기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지만 “팀에서 늘 주전만 해서 몰랐던 백업의 마음을 깨달았다”며 배움의 기회로 삼는 의젓함을 보였다.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2015년이었기에 내년 시즌 한층 더 성장한 나성범이 기대된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