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김태형 감독 “시범경기 때 걱정을 왜 해요?”

입력 2016-03-12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은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펼친 8차례 연습경기에서 1승1무6패를 기록했다. 단 한 차례 가까스로 승리의 맛을 보고 귀국했다. 지난해 우승팀이지만, 아직 주력 선수들의 몸이 다 풀리지 않았다.

시범경기에서도 이런저런 걱정거리는 자꾸 눈에 띈다. 10일 에이스인 더스틴 니퍼트는 대전 한화전에 선발등판해 2.1이닝 동안 홈런 1방을 포함해 7안타를 맞고 6실점하는 부진을 보였다. 니퍼트는 지난해 부상 여파로 페넌트레이스 개막전에 합류하지 못했고, 시즌 도중 2개월 가량 공백도 발생했다. 결국 6승5패, 방어율 5.10에 그쳤다. 포스트시즌에선 에이스다운 위력을 발휘해 재계약했지만, 올 시즌 건강에는 문제가 없을지 걱정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울 순 없다.

또 김현수(볼티모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한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가 아직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4번타자감으로 영입했기에 방망이에 시선이 쏠리지만, 아직은 물음표만 잔뜩 남기고 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타율 0.190(21타수 4안타)에 1홈런 1득점 3타점에 그쳤다. 삼진은 무려 10개였다. 시범경기에서도 3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0.222(9타수 2안타)에 1볼넷 2삼진을 기록 중이다.

걱정스러울 법도 하다. 그러나 두산 김태형 감독은 “시범경기인데 걱정을 왜 해?”라고 반문하더니 “걱정은 페넌트레이스 들어가도 많이 하니까 지금은 안 해도 된다”고 말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 감독은 니퍼트에 대해 “직구와 체인지업만 던지겠다고 하더니 다른 변화구는 안 던졌다. 니퍼트는 시범경기 때 보통 그렇게 한다. 니퍼트야 시범경기 성적 안 좋다고 바꿀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웃었다. 이어 “에반스는 아직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 시즌 들어가보고 겪어봐야 알 수 있다”며 평가를 유보했다.

김 감독의 성격은 능글능글하다. 유머 감각도 갖추고 있다. 때로는 선수들이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발산하기도 하지만, 선수들과 격의 없이 농담을 주고받거나 촌철살인으로 덕아웃 분위기를 밝게 만든다. 한마디로 선수단을 쥐락펴락한다. 지난해 초보 사령탑이었지만, 이런 성격이 우승을 지휘한 비결인지도 모른다.

속으로 걱정 없는 감독이 있을까. 그러나 “페넌트레이스 들어가면 걱정할 일 많이 생기는데 벌써부터 왜 걱정하느냐”며 웃어넘기는 여유로움은 분명 그만의 장점인 듯하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