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다이어리] 다시 뜬 안정환카드 허정무의 ‘유비무환’

입력 2010-02-03 15: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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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스포츠동아DB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공격형 미드필더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윤정환(당시 세레소 오사카)을 선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여론이 들끓었고, 거스 히딩크 감독은 윤정환을 대표팀에 합류시켰습니다. 그리고 월드컵 최종엔트리에도 발탁했습니다. 하지만 윤정환은 단 한번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벤치에서 월드컵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살펴봐야 할 부분은 ‘대비’라는 점입니다.

히딩크는 2002년 월드컵 본선에서 3-4-3 전술을 기본으로 활용해야 했기 때문에 공격형 미드필더가 필요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윤정환을 보유함으로서 히딩크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활용 가능성을 남겨뒀습니다.

실제로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직전에 치른 평가전에서 윤정환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기도 했습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준비 중인 허정무 감독이 안정환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안정환은 2008년에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이후로 대표팀에서 제외된 선수입니다. 현 대표팀에서 조커로 활용할 마땅한 선수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허 감독은 안정환의 재 발탁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허 감독은 안정환의 몸상태가 좋으면 3월3일 코트디부아르전에 부를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안정환이 본선 무대에 다시 나가게 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아무도 모릅니다. 이동국과의 경쟁이 남아있고, 본선에 나설 수 있는 몸 상태를 갖추고 있느냐도 변수입니다.

안정환을 남아공에 데려가게 된다면 허 감독은 공격진 운영에 좀 더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안정환이 2002년의 윤정환처럼 출전 기회가 없어도 동료들과 함께 호흡하며 팀 분위기를 다잡아 나갈 수 있는 모습만 보여준다면 허 감독의 마음도 열 수 있지 않을까요.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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