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 “이제는 친구같은 배우 되고 싶어요”

입력 2010-04-01 11: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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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문성근.

문성근은 대기업에 8년이나 근무하다 뒤늦게 연기를 시작한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참 복이 많은 배우”라고 했다.

문성근은 현대건설에 다니다 뒤늦게 연기에 도전, 33살이던 1985년 황석영의 중편소설 ‘한씨연대기’를 극화한 동명의 연극으로 데뷔했다. 이후 ‘한씨연대기’ 이후 출연작마다 큰 성공을 거둬 배우로서 승승장구했다.

‘한씨연대기’로 그해 연극 관련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을 수상함 문성근은 두 번째 출연작이 “한국 연극사에서 최고의 흥행작으로 기록될” ‘칠수와 만수’였다.

연극 두 편의 성공으로 영화로 진출, 1990년 첫 영화 ‘그들도 우리처럼’으로 여러 영화시상식에 상을 받았다. TV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졌고, 그가 진행을 맡은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1992년 3월 첫 방송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가는 곳마다 대박이 났죠. 정말 운이 좋았어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이 사회에 뭔가를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4월15일 개봉하는 영화 ‘작은 연못’(감독 이상우·제작 노근리프로덕션)에 노개런티로 출연한 것도 어쩌면 이런 ‘보답’의 의미다. ‘작은 연못’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충북 영동군 노근리에서 일어난 미군의 양민 학살을 다룬 영화. AP통신이 4년간의 추적과 탐사 끝에 1999년 특종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문성근은 “노근리 사건을 왜 영화로 만들지 않느냐”는 AP통신 측의 이야기를 듣고 “부끄럽고 민망한 마음이 들어” 영화화 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관객이 영화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간접경험을 하고, 자기인생을 반추해보게 하는 것이 배우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배우와 관객이 영화를 매개로 소통을 하게 되는데, 이는 우리 사회가 더 나은 공동체로 가는데 도움이 된다고 늘 생각했죠. 우리에겐 가볍게 감상하는 오락영화도 필요하고, 자기 생활과 삶을 돌아보는 영화도 필요하죠. ‘전태일’이나 이번 ‘작은 연못’같은 작은 영화에서 제안이 올 때 해볼만하다 생각되면 기쁜 마음으로 하게 됩니다.”

‘작은 연못’은 감독과 배우 그리고 후반작업 및 장비관련 업체까지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전혜진 신명철 김뢰하 김승욱 이대연 강신일 고 박광정 등 극단 차이무 출신 배우들을 비롯한 62명의 출연자가 돈을 받지 않고 출연했다. 송강호와 문소리, 유해진도 ‘십시일반’으로 도왔고, 문성근은 그런 후배들과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격려했다.

“‘작은 연못’은 메시지도 의미 있지만, 모든 배우와 스태프, CG업체까지 ‘노동투자’한 것은 한국영화역사상 초유의 일이죠. 세계영화에서도 없을 일이에요.”

한동안 연기활동을 쉬다 2008년부터 다시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문성근은 “친구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자기 속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5명만 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성공한 삶이라고 하지요. 화면속이지만, 대중이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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