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전도연, 여배우로 산다는건…] 레드카펫 밟는 자체가 큰 영광

입력 2010-04-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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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2007년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 모습. 이날 시상자로 나선 왕년의 스타 알랭 들롱은 전도연에게 축하와 존경의 의미로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스포츠동아DB

■ 전도연에게 칸 영화제란

‘밀양’ 여우주연상 잊지 못할 순간
‘하녀’ 경쟁작 초청…또 다른 도전

한때 ‘미남의 대명사’였던 프랑스의 노배우 알랭 들롱은 여배우의 손등과 볼에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노신사의 멋진 매너로 알랭 들롱은 그녀를 마이크 앞으로 이끌었다.

“아…! 아…!”

객석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갈채를 받으며 여배우는 가슴이 터질 듯한 기쁨에 겨워 말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여배우는 한껏 상기된 표정과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녀의 이름은 전도연. 그녀는 2007년 5월28일(이하 한국시간)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전도연은 이번에 또 다른 영광에 도전한다. 임상수 감독의 신작 ‘하녀’의 주연배우 자격으로 5월12일 막을 올리는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의 레드카펫을 밟는다.

2007년 당시 전도연은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서 보여준 신기에 가까운 연기로 칸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화제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그녀의 수상 가능성은 더욱 커졌고 현지 언론들은 이를 언급했다. 폐막 전날 현지 한 일간지는 아예 ‘전도연, 여우주연상이 멀지 않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기까지 전도연은 그야말로 ‘피말리는’ 과정을 지나와야 했다. ‘밀양’ 출연 과정의 긴 망설임도 있었다. 이내 ‘욕심’으로 이를 바꾸고 카메라 앞에 나섰지만 촬영은 잠시 중단됐다. “무참하게 아이를 잃은 어미의 절망을 토해낼 길 없는 배우로서 자책감이 밀려왔다”고 그녀는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런 과정을 함께 한 이창동 감독은 이번에는 중견배우 윤정희와 함께 신작 ‘시’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전도연과 맞닥뜨리게 됐다.

전도연은 “우리와 다른 세계”를 지닌 선배 배우들의 연기력에 감탄했다고 말했지만 선의의 경쟁은 현실로 다가왔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후배 여배우들이 펼칠 선의의 경쟁이 기대를 모으는 것도 이러한 배우들의 노력과 열정 덕분이다. 힘겨운 촬영 과정을 감독 및 동료 배우들과의 끊임없는 교감으로 극복해가며 연기해낸 여배우들은 분명 영화의 꽃이라 할 만하다.

전도연은 “굉장히 훌륭한 작품 속에서 열연한 훌륭한 여배우들이 많다. 내가 그 여배우들을 대신해서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2007년 칸 국제영화제 무대에서 말했지만, 칸 국제영화제는 “그 자격과 영광”을 여배우들에게 안겨주곤 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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