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 - 2 LG (잠실)
삼성은 최근 경기를 어렵게 만드는 ‘3종세트’ 때문에 고민이었다. 바로 선발투수 부진, 실책, 본헤드플레이다. 최근 11경기(14일 잠실 LG전∼25일 대구 두산전)에서 3승8패로 부진한 가운데 4위로 떨어졌다. 선발진은 이 기간 동안 20일(대구 한화전) 윤성환만 6이닝 2실점으로 선발승을 땄을 뿐이었다. 팀실책은 25개로 8개구단 중 최다, 기록되지 않는 수비와 주루의 본헤드플레이도 자주 펼쳐졌다. 29일 잠실 LG전. 박한이(사진)가 3회 선두타자 안타로 나간 뒤 박진만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조동찬의 유격수땅볼 때 박한이가 타구에 맞아 아웃되고 말았다. 선동열 감독도 어이가 없다는 듯 웃어버렸다. 7회초 3득점 후 7회말 2사 1·2루에서 2루수 신명철의 실책이 빌미가 돼 3-2로 쫓기게 됐다. 그래도 선발투수 장원삼이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승리의 징검다리를 놓은 덕분에 3위를 탈환했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OK! 9K”…괴물 울린 김선우, 시즌 3승째
두산 3 - 1 한화 (대전)
각팀을 대표하는 왼손 선발들이 대거 마운드에 오른 29일. 두산 우완 선발 김선우(사진)는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한화 류현진과의 대결인데도 그랬다. 하지만 김선우는 오른손 투수의 자존심을 걸고 조용히 호투했다. SK를 맹렬히 뒤쫓아야 하는 팀을 위해 최고의 집중력으로 무장했다. 대전 한화전 7이닝 4안타 1실점(비자책). 탈삼진 9개는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 투구수 117개 역시 한 경기 최다 타이다. 그 어느 때보다 코너워크에 신경 썼다.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체인지업과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초반 투구수가 많은 게 흠이었지만 “상대 투수가 류현진이어서 최대한 실점을 막으려 했다. 실투 없이 던지려고 집중하다 투구수가 많아졌다”고 했다. 마지막 이닝인 7회를 공 10개로 가볍게 막아내면서 결국 시즌 3승째. 김선우는 “컨디션이나 제구가 좋아서 더 던지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고 했다.
대전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박경완 “업그레이드 김광현, 더 무서워졌다”
SK 3 - 0 KIA (광주)
돌아온 김광현이 말 그대로 국가대표 에이스급 위용을 뽐내고 있다. 전성기의 최동원, 선동열, 김시진, 정민태와 비교될 만한 압도적인 구위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부상 전에도 김광현은 국내 최고 수준 투수였다. 그러나 복귀 후에 타자들이 느끼는 위압감이 더 커졌다. 김광현의 데뷔부터 배터리를 이루고 있는 박경완(사진)은 “예전에 김광현은 무조건 힘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재활과정에서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하고 경기를 객관적으로 지켜보며 상황에 따른 승부요령을 터득한 것 같다”며 “위기 순간 더 좋은 공이 나온다. 1∼2점차로 앞선 7회 이후에 더 빠른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며 한 단계 더 높이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박경완의 말처럼 29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3번의 안타허용 이후 다음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는 등 6.2이닝 5탈삼진 3안타 2볼넷 무실점 완벽투구로 경기를 지배했다.
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6회말 허망한 ‘수비 시프트’…넥센 V 헌납
넥센 2 - 5 롯데 (사직)
도박은 확률과 직감에 의존한다. 수비시프트 역시 마찬가지다. 타구방향에 대한 통계와 벤치의 순간적인 상황판단에 따라 수비 위치를 바꾼다. 모든 베팅에는 기회비용이 따르듯, 시프트에도 부담이 존재한다. 잘되면 작전성공이라는 갈채를 받지만 실패하면 ‘그대로 뒀으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9일 사직 넥센-롯데전. 롯데는 3-2로 앞선 6회말 공격에서 2사 1·2루의 득점 기회를 맞았다. 타석에는 9번 타자 양종민. 넥센은 외야수들을 극단적으로 전진배치 했다. 짧은 안타 때 홈에서 2루 주자를 잡겠다는 포석. 롯데 선발 송승준의 구위와 타선의 침체를 감안할 때 1점을 허용하면 승리를 놓칠 수 있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양종민(사진)은 우익수 송지만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프로데뷔 첫 안타. 정상수비였다면 승부를 걸어볼 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넥센의 수비시프트는 실패한 도박으로 막을 내렸다.
사직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