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日生日死!…‘승짱’ 야구인생 걸었다

입력 2010-12-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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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맨’ 이승엽 ‘오릭스맨’이 된 이승엽이 10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릭스 무라야마 본부장(오른쪽), 로버트슨 고문(왼쪽)과 함께 손을 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릭스맨’ 이승엽 ‘오릭스맨’이 된 이승엽이 10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릭스 무라야마 본부장(오른쪽), 로버트슨 고문(왼쪽)과 함께 손을 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릭스 입단식’ 이승엽의 비장한 각오
한국 돌아왔다면 죽을때까지 후회
日서 성공 못하면 야구 그만둘 것

요미우리 애증의 5년 이제는 남남
오릭스의 선택 ‘부활’로 보답할 것
설레일 수도 있는 새 출발의 자리, 그러나 국민타자의 얼굴엔 상쾌함보다 진지함, 기대감보다 엄숙함이 흘렀다. 잘 웃지도 않았고, 무언가 할 말이 있건만 가슴 속에 ‘한’을 담아둔 자의 비장미가 흘렀다. 그 스스로도 “약해진 건 아닌지 모르겠다. 입국했을 때 인터뷰도 못해서 죄송하다. 하지만 사람들을 만나기가 싫었다”고 고백했다. 다만 변하지 않은 것은 ‘진정성’뿐이었다. 신중을 기하는 화법 속에서도 오릭스, 요미우리, 삼성 그리고 현재 심경에 걸쳐 진심을 표현했다.


○오릭스의 반색 그리고 예우

10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이승엽(34)의 오릭스 입단회견은 그 자체로 파격 예우였다. 무라야마 본부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오릭스 구단과 계약하게 돼 굉장히 기쁘다. 오릭스가 올해 퍼시픽리그 5위였는데 우리 리그는 종이 한 장 차이니까 이승엽의 활약으로 내년에 우승하도록 노력하겠다. 한국 프로야구 8개구단에 오릭스가 들어가 있는 느낌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오릭스 구단 본사에서 온 로버트슨 고문도 “이승엽을 위해서 뉴욕에서 왔다. 오릭스 구단 전체가 이승엽이 대활약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고마운 오릭스


당초 “오릭스 유니폼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알렉스 카브레라라는 거포 1루수가 있었으니까 필요치 않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카브레라가 팀을 떠나자 오릭스는 이승엽을 찾았다. 이승엽은 주전 1루수로서 기회를 줄 수 있는 오릭스의 손을 잡았다. 돈도 아니고 오직 출전 기회가 첫째 이유였다. 이승엽은 “선택에 감사하고,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했다.


○애증의 요미우리

2006년부터 5년을 뛴 요미우리, “만감이 교차할 정도로 좋은 일 나쁜 일 행복했던 일 슬픈 일이 많았다”, “말도 못하게 힘들었던 시간”이라고도 했다.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지만 팀이 아닌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요미우리에 대해 서운함을 나타내면 자신과 계약을 했던 사람들이 난처해질까봐 배려한 점에서 그의 인간성이 느껴진다. 다만 “이제는 남남”이라는 한마디 속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절실한 목표

이승엽은 원래 목표를 말하면 부진한 ‘징크스’가 있다. 게다가 지금 처지가 처지인지라 당장 목표를 찾기는 무리라고 했다. 오직 훈련과 새 구단 적응에 집중할 요량이다. 단 “144경기를 전부 나가면 30홈런 100타점을 올려서 요미우리가 나를 2군에 둔 게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또 하나, “야구를 알아가는 아들 은혁에게 일본에서 꼭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개인적으로도 한국으로 돌아오면 죽을 때까지 후회할 것 같았다. 일본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야구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가깝지만 먼 삼성


마지막은 꼭 삼성에서 끝내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다. 그러나 “삼성의 사정과 방향이 있기에 삼성에서 부담스럽다면 일본에서 끝내고 싶다”고 밝혔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지바롯데 김태균과의 맞대결에 대해서는 “이제 내가 도전자”라고 했다. 새 번호 3번에 이름도 기존의 LEE 대신 LEE S Y로 쓰기로 했다. 국가대표 때 쓰던 방식이다. 13일부터 경산에서 훈련에 본격 돌입한다. 훈련에 전념하기 위해 오릭스 오너와의 만남도 일단 고사했다. 장훈 씨가 언급한 ‘이승엽 몸값 5000만 엔 발언’에 대해서는 “현실이 그렇더라도 싫었다”라고 했다. 이승엽의 오릭스 입단 조건은 2년 총액 4억 엔(옵션 1억 엔 포함)이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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