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이기는 것에 익숙해져서일까. SK 내야수 최정 김연훈 정근우 박정권(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차례로)이 문학 LG전에서 6-3으로 승리한 후 담담한 표정으로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문학 | 국경원 기자 (트위터@k1isonecut)onecut@donga.com
SK vs LG‘1-2위 빅뱅’ 감상법
LG 아킬레스건 불펜진 승부처 침몰
SK 믿을맨 정우람 위기 무실점 진화
문학구장 기자실은 전국 야구장 중에서 가장 넓다. 그 기자실이 19일에 가득 찼다. 상대팀이 LG였기 때문이다. LG 아킬레스건 불펜진 승부처 침몰
SK 믿을맨 정우람 위기 무실점 진화
1위 SK와 2위 LG의 대결, LG 돌풍 파괴력의 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일전이기에 주목도가 높은 것이다. SK 김성근, LG 박종훈 양 감독도 몰려든 기자단의 인파에 적이 놀란 눈치였다.
말은 “똑같은 1승이다(김성근)”, “SK라고 따로 부담은 안 갖는다(박종훈)”고 했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부담감도 침묵 속에 은연중에 드러났다.
○1승의 의미
양 팀 공히 3연전의 무게를 아주 무겁게 봤다. 먼저 SK 김 감독은 “앞으로 12경기가 SK가 힘이 있느냐의 테스트”라고 봤다. 10승에 선착했지만 넥센∼한화∼넥센을 만나는 일정에서 거둔 승수가 7승이었다. 이제 LG∼롯데∼KIA∼두산의 향후 12연전에 SK의 1위 독주 여부가 결판난다는 메시지다.
LG는 진정한 강팀이 될 수 있는 마지막 퍼즐인 불펜진이 엄혹한 시험대에 올랐다. 스포츠동아 이효봉 해설위원은 “LG 불펜진이 강해지려면 계기가 필요하다. 더 강한 적수와 부딪혀서 거기서 이길 때 비로소 강해진다.
국내 최강인 SK 불펜과의 대결에서 이긴다면 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바라봤다. LG 박종훈 감독 역시 “(선발이 좋아지니) 편안하다”고 말했다. “이제 때가 된 것 같다”는 말속에는 은근한 자신감마저 묻어났다. 타순에 관해선 “지금 멤버가 베스트”라고 말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라인업으로 SK전에 정면승부를 걸어서 힘 대 힘의 승리를 얻겠다는 기대감이 배어있다.
○SK가 난공불락인 이유
비단 LG뿐 아니라 SK를 넘으려는 팀이라면 SK 불펜을 극복해야 된다. SK가 접전에서 초강세인 이유는 이기는 판, 즉 불펜싸움으로 상대를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수비로 막든, 선발로 막든, 디테일 야구를 펼치든 어떻게든 중후반까지 대등하게 끌고 가면 불펜 반집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셈법이다.
19일 LG전도 역시 SK 의도대로 전개됐다. 글로버가 6.1이닝을 버텨줬고, 7회 1사 1·3루에서 정우람이 올라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LG 우타선은 또 다시 정우람의 체인지업을 넘지 못했다. LG의 어려움은 SK의 의도대로 끌려가되 열세인 지점에서 승부처를 삼아야 된다는 데 있다. 8회 LG 불펜은 또 붕괴됐다. LG뿐 아니라 7개구단의 ‘애로사항’은 SK의 약점이 아니라 강점을 쳐야 된다는 지점에 있다.
문학 | 김영준 기자 (트위터@matsri21)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