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에이스…봉중근 “다 내 탓이오”

입력 2011-09-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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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봉중근.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LG 봉중근.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LG 9년연속 PS 실패 에이스의 자책
“용병 2명·젊은 피 모두 잘해줬는데
수술 공백 나만 못해…죄송스러울뿐”


“내가 10승만 했으면 4강은 갔을 텐데…. 아쉬운 것보다 그냥 미안하고 죄송스럽다. 할 말이 없다.”

LG 봉중근(31·사진)은 팀의 포스트시즌 탈락에 가슴을 쳤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팀에 힘을 보태지 못했기에 공허한 마음을 가누지 못했다.

구리에서 재활훈련을 하고 있는 그는 “올시즌에는 내가 빠졌지만 동료 선후배들이 모두들 열심히 해줘 4강에 갈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수많은 LG팬들도 그렇게 기대를 많이 했는데…. 팬들에게 할 말이 없다”며 팀이 9년 연속 가을잔치에 참가하지 못한 현실에 대해 가슴 아파했다.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너만 10승 했으면”이라는 얘기였다. 2008∼2010년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에이스로 자리잡은 그의 공백을 아쉬워하는 목소리였다. 부질없는 가정. 아프고 싶어 아팠던 것도 아니고, 수술하고 싶어서 수술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어쨌거나 팀에게, 동료들에게 힘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에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그는 “항상 우리팀 약점을 마운드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올해는 외국인투수 2명이 잘 해줬고, (박)현준이나 (임)찬규 등 새롭게 가세한 젊은 투수들도 잘 했다. 나만 못했다”며 다시 한번 자책했다.

봉중근은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뒤 팔꿈치 통증에 시달렸다. 스프링캠프에서 관리를 했지만 시범경기에서 탈이 났고, 5월 1일 1군 엔트리에 등록했지만 4경기(3선발)에 등판해 1승2패 방어율 4.96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미국 LA로 건너가 조브 클리닉에서 뼛조각 제거와 인대접합수술(토미존서저리)을 차례로 받은 그는 7월 21일 귀국했다.

다행히 재활훈련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그는 “팔부터 펴는 과정에서 통증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데, 3개월 동안 각도를 잡는 과정에서 팔이 다 펴졌고 통증이 없었다”고 전하면서 “지루한 재활훈련이지만 예전 신시내티 시절 어깨수술 후 재활훈련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견딜 만하다”고 말했다.

현재 페이스라면 내년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뒤 3∼4월엔 2군에서 공을 던지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군 등판은 내년 5월말쯤으로 예상된다. 봉중근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한 선수 10명 중 8명 정도 성공한다고 하는데, 불안감보다는 (임)창용이 형이나 (오)승환이처럼 잘될 거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예전 구위를 찾으려면 보통 수술 후 2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내년에 마운드에 올라 팬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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