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만수 감독대행(가운데)은 당장의 승리보다 선수·팀의 미래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다. 어깨 통증을 호소한 ‘신데렐라’ 윤희상(왼쪽)을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더 이상 등판시키지 않기로 한 것도 그래서다. 스포츠동아DB
등판 의향 먼저 물어보는 등 ML식 운용
승리보다 미래가 더 소중했다.
SK가 2패 뒤 1승으로 반격을 개시한 뒤 열린 29일 한국시리즈(KS) 4차전은 우승팀의 향방을 가르는 일전이었다.
여기서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1-2로 추격을 시작한 4회초 선발투수 김광현이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키자 이재영을 투입시켰다. 이재영은 KS 1차전에서 비교적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하더라도 엄연한 ‘패전조’다. 우려대로 이재영은 투입되자마자 신명철에게 우월 2점홈런을 맞았다. 흐름 전체가 넘어갔고, 끝내 패했다.
승리를 내주더라도 투수를 안배하는 것이 이번 포스트시즌 SK의 특징이다. 이 대행은 잔여 KS에서 윤희상을 등판시키지 않을 계획이다. 2차전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1이닝 만에 강판됐는데 투수 보호 차원이다. 대신 6차전까지 흘러가면 고효준이 선발로 나선다. 4차전 선발 김광현도 6∼7차전까지 넘어가면 1이닝 정도만 불펜으로 쓸 생각이다.
고비마다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송은범의 7차전 등판도 선수 의향을 먼저 물어보고 결정한다. 불펜투수들도 철저하게 메이저리그식 운용으로 조절해줬다.
어쩌면 더 처절하게 붙어 사상 첫 ‘대행 우승’이라는 타이틀에 집착할 수 있었지만 이 대행은 선수보호를 택했다. 선수들의 몸뿐 아니라 마음을 얻어야 대행이 아닌 감독으로서 맞을 2012년 이후를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일 터이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