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트문트 ‘친선전 제안’, 전북 3번이나 퇴짜…왜?

입력 2016-01-08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전북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최강희 “훈련 초 강팀과 경기 부담”
집요한 구애에 ‘15일 친선전’ 수용

전북현대는 6일(한국시간) 전지훈련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도착했다. 18일까지 이곳에 머물며 체력훈련을 소화한 뒤 두바이로 이동해 다음달 1일까지 실전을 겸한 2차 담금질을 진행한다.

올해로 2번째를 맞은 전북의 UAE 전훈은 특별하다. 이유가 있다. 15일 두바이 자빌 스타디움에서 열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의 친선경기 때문이다. 바이에른 뮌헨과 함께 분데스리가의 양대산맥을 구축한 도르트문트는 2015∼2016시즌 후반기를 앞두고 7일부터 16일까지 두바이에 짧은 훈련캠프를 차렸다.

K리그 프리시즌 친선경기로는 ‘역대급’이라는 수식이 붙을 만한 매치업이 성사됐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사연이 있다. 전북은 3차례나 이번 경기를 거절했다. 계획에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도르트문트가 두바이에 온다는 정보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도르트문트에서 먼저 요청해왔다. ‘9일 친선경기를 하자’는 내용이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정중히 거절했다.

그러자 도르트문트는 11일에서 14일로 거듭 날짜를 바꿔가며 친선경기를 제의했다. 이 때도 최 감독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체력훈련 초반 강팀과의 무리한 실전은 득이 아니라 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포기할 법도 한데, 도르트문트는 집요했다.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앞서 섭외한 다른 팀과의 연습경기를 취소시키면서까지 전북에 매달렸다. ‘15일에 하자’는 4번째 요청에 최 감독도 결국 손을 들었다.

그렇다면 도르트문트가 남다른 정성을 쏟은 이유는 뭘까. 전북의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이 큰 역할을 했다. 도르트문트는 전북이 올랭피크 리옹(프랑스)과 상호협력양해각서(MOU)를 체결한 2013년부터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 세계 여러 클럽들과 친선경기나 자매결연을 하고, 전훈지를 옮겨가며 모기업(현대자동차) 홍보의 첨병 역할을 해왔다. 전북과 도르트문트가 15일 경기를 통해 깊은 관계를 맺을 가능성도 있다.

최 감독은 “모기업과 구단 브랜드 가치가 증대하면서 뜻하지 않은 기회도 오는 것 같다. 일주일여 훈련으로는 몸 상태가 70% 선에 불과하나 망신당하지 않게끔 잘 준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