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맡은김수희도…팬도…“KIA없이는못살아”

입력 2008-06-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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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 흔들리는 차창 너머로∼.’ 8일 삼성-KIA전이 열린 광주구장에 반가운 얼굴이 나타났다. 해태 시절부터 타이거즈팬들이 응원곡으로 목놓아 불렀던 ‘남행열차’의 주인공 가수 김수희(55). 이날 경기 직전에 KIA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로 나와 ‘143’에 이어 ‘남행열차’를 라이브로 열창했다. 광주팬들도 흥겹게 따라불렀다. 이날 시구도 맡았는데 55세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게 공도 힘차게 날아들었다. KIA의 한 관계자는 “사실 김수희급 초대가수라면 거금의 출연료를 지불해야 모시고 올까말까한데 구단에 먼저 연락을 해왔다. 물론 출연료는 무료였다”며 고마워했다. 그러나 이날 그라운드를 처음 밟아봤다는 김수희는 오히려 “남행열차는 과거의 해태팬, 지금의 KIA팬들이 히트곡으로 만들어 준 셈이다. 그동안 마음속에 항상 고마움을 갖고 있었는데 이제야 빚을 조금이라도 갚은 기분이다. 광주에도 프로야구 붐이 일고 있는데 나도 동참하고 싶었다”며 자신을 초대해준 KIA 구단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김수희의 말처럼 사직뿐만 아니라 광주에도 야구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6일과 7일 이틀 연속 1만3400명의 만원관중이 기록됐고, 8일에는 비 예보에도 불구하고 8354명의 관중이 들어왔다. 올 시즌 KIA는 하위권에 처져있었지만 KIA팬들은 자발적으로 야구장을 찾고 있다. 올 시즌 이미 6차례 만원관중을 기록했다. 광주구장의 역대 최다 매진사례는 1995년 8차례. 삼성 선동열 감독은 “95년이면 내가 마지막 해태 유니폼을 입고 있었을 때다. 광주 팬들이 이렇게 다시 야구장에 오는 모습을 보니 기분 좋다. 그들이 왜 야구장을 찾는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야구장 시설부터 개선돼야 할텐데”라고 말했다. 지금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고향의 야구열기에 고무된 표정이었다. 이날 광주구장에는 “KIA 없이는 못살아∼”라는 응원가가 끊임없이 울려퍼졌다. 광주에도 바야흐로 야구의 르네상스가 펼쳐지는 듯하다. 광주= 이재국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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