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한국축구10대키워드]속터진올림픽팀…골터진허정무호…

입력 2008-12-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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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축구 팬들을 울리고 웃겼던 2008년이었다.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동반 부진으로 A매치 관중 수가 급감하는 등 위기에 빠졌으나 허정무호가 사우디 원정 19년 무승 징크스를 깨뜨리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K리그에서는 수원과 서울의 챔피언결정전이 연일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팬들을 축구장으로 불러 모았고, 맨유의 박지성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제패하며 한국축구의 우수성을 알렸다. 아시아쿼터제(3+1)와 경기 한파를 타고 K리그 스타들이 대거 해외로 빠져나갈 위기에 처해 국내 구단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2008년 한국축구의 희로애락을 키워드를 통해 알아본다. 1. 축구장에 물 채워라 한국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출전 사상 가장 많은 13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불모지였던 수영에서 사상 첫 금을 따내고 역도 이배영, 여자 핸드볼 등은 부상과 열악한 환경에서도 투혼을 발휘해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하지만 올림픽축구팀만은 유독 부진, ‘축구장에 물 채워라. 박태환 연습하게’, ‘축구장 줄여라. 핸드볼팀 연습하게’ ‘축구장 얼려라. 김연아 연습하게’ 등 ‘연습하게’시리즈가 한때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축구팬들을 분노케 한 것은 선수들의 정신 자세. 한국은 카메룬, 이탈리아와의 1,2차전에서 졸전을 펼치며 큰 실망감을 안겼다. 2. 구사일생 허정무호 국가대표팀은 올해 중반 북한, 요르단과 연이어 졸전을 벌이며 허정무 감독 경질론까지 제기될 정도로 회생불능의 상황에 빠졌다. 대표팀 선수들도 ‘대표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이렇게 멀어진 적은 처음이다’고 입을 모아 위기감을 전할 정도. 그러나 허 감독은 박지성을 주장으로 전격 선임, 기존과 다른 열린 자세로 돌파구를 찾았다. 한국은 홈에서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을 대파한데 이어 대표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사우디 원정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3. 최고의 히트작 ‘쌍용’ 부진 끝에 UAE, 사우디를 연파하며 ‘죽다 살아난’ 허정무호의 중심에는 ‘쌍용’이 있었다. 기성용과 이청용. 불과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소속팀 FC 서울에서 ‘우량주’였을 뿐, 주전을 보장받지 못했던 이들은 이젠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특히, 서울을 6강 플레이오프로 이끈 뒤 K리그 준우승까지 끌어올려 ‘스타 부재’에 한숨짓던 축구팬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어 올렸다. 4. 수원-서울 더비매치 열광 수원과 서울은 K리그 대표적인 라이벌로 꼽힌다. 두 팀 경기는 서울의 전신인 안양 LG 시절부터 ‘1번국도 더비’, ‘지지대 더비’ 등으로 불리며 많은 축구 팬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두 팀은 어느 유럽 선진 리그 못지않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축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을 열광케 했다. 두 팀의 챔프전 1,2차전 모두 역대 챔피언전 최다관중 기록을 경신했다. 마지막에 웃은 쪽은 수원이었다. 수원은 컵 대회 우승,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정상에 올라 올 시즌 명실상부한 K리그 최고의 팀으로 떠올랐다. 4년 만에 팀을 우승으로 이끈 차범근 감독의 리더십도 화제를 모았다. 5. K리그 감독 세대교체 붐 황선홍(40) 감독이 지난 시즌부터 부산 지휘봉을 잡은데 이어 성남은 내년 시즌을 앞두고 신태용(38)을 새 사령탑에 선임했다. 30-40대 젊은 감독들이 전면에 대거 등장, K리그 판에 감독의 세대교체가 본격화 된 모양새다. 황 감독은 지난 시즌 리그 12위에 그쳤지만 후반기들어 전반기와는 완전히 다른 플레이를 선보이며 강팀들을 연달아 잡는 고춧가루 부대로 떠오르는 등 만만찮은 기량을 과시해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6. 강원 뜨고 광주 한숨짓고 드디어 K리그에도 강원도를 연고로 한 프로팀이 출범했다. 강원 FC는 최순호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김원동 전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18일 창단식을 갖는 등 K리그 15구단으로서 내년 시즌부터 리그에 참가하게 된다. 반면, 광주상무는 올해 말까지 시민구단을 창단키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해 이미 낸 가입비 10억원, 축구발전기금 30억원 등 모두 40억원을 날릴 위기에 처했지만 가까스로 2년의 유예기간을 얻어냈다. 7. 日‘머니게임’에 밀린 한국 K리그가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전 세계적으로 몰아닥친 경기 한파와 일본 J리그가 야심차게 추진한 아시아쿼터 ‘3+1’ 제도에 휘말려 국내 선수들의 이적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정경호(전북)와 조원희(수원)는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이적이 확정적이고, 조재진(전북)과 박동혁(울산)은 J리그 감바 오사카 이적이 성사 단계에 이르는 등 상당수 스타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K리그는 나름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엔고’ 등 머니게임에서 압도당하고 있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 8. 해외파 와신상담 실패 해외에서 국내 K리그로 복귀한 스타들의 잇따른 부진이 눈길을 끌었다.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서 뛰었던 이동국은 성남으로,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몸담은 이천수는 수원행을 선택했으나 딱히 성과를 올리지 못한 채 팬들을 실망시켰다. 시즌이 끝난 뒤 대거 물갈이를 예고한 성남은 이동국의 잔류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인 상황이고, 1년 임대로 수원 유니폼을 입은 이천수는 실력도 기대에 못 미친데다 최근에는 금전 문제로 구설에 올랐다. 9. ‘지성이면 감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 중인 박지성은 단연 한국 축구 최대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최근 일본에서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에콰도르의 리가 데 퀴토를 꺾고 대회 정상을 밟은 박지성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FIFA 주관 대회에서 우승하는 영광을 안았다. 박지성은 2006년 칼링컵을 시작으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타이틀까지 획득하는 등 개인 프로통산 11번째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치에 올라섰다. 10. 협회장 선거는 돈선거? 대한축구협회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4년 출범한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가 자진 해체를 선언했다. 축구계 ‘야당’격인 지도자협의회는 11월부터 본격화된 축구협회 산하 연맹 회장선거를 앞두고, 10월31일 대전에서 지도자 워크숍을 열어 현역 지도자들에게 교통비 및 식대 명목으로 거금을 뿌려 파문이 일기도 했다. 대다수 축구인들은 이를 순수한 목적이 아닌 내년 1월 예정된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에 대비한 포석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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