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개막D-3]호주웰컴!…용병국적지도대변동

입력 2009-03-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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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상최다 다국적 용병 뜬다 K리그 무대를 밟은 최초의 외국인 선수는 브라질 출신의 세르지오와 호세였다. 둘은 1983년 수퍼리그 원년 멤버로 포항 유니폼을 입고 각각 2경기, 5경기 출장이라는 준수하지 못한 기록을 남긴 채 1년 만에 한국을 떠났다. 26년이 지난 2009시즌, K리그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국적 지형도에 변화가 생겼다. 올해부터 시행된 아시아 쿼터제의 영향으로 아시아권은 물론 호주 출신 선수들까지 볼 수 있게 된 것. 지난해 등록된 56명의 용병들의 국적을 살펴보면 브라질이 41명으로 역시 가장 많았고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5명, 크로아티아 2명, 마케도니아 2명, 네덜란드 1명, 터키 1명, 볼리비아 1명, 보스니아 1명 등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전통적 수급처였던 브라질과 동유럽 외에 중국과 일본, 호주 선수들이 포함된 게 눈에 띈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3월 20일까지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대구의 중국 출신 펭샤오팅과 카메룬 출신 음밤바도 아직 등록하지 않았지만, 이들까지 포함하면 국적수는 더욱 늘어난다. ○외국인 선수 변천사 K리그 초창기에는 팀 당 2명씩 외국인 선수들을 보유할 수 있었지만 1990년대 초반까지도 K리그에 등록된 외국인 선수의 전체 숫자가 한 자리를 넘지 못했다. 몇 경기 뛰어보지도 못하고 돌아간 선수도 부지기수. 지금처럼 경기분석 자료로 기량을 미리 점검하는 등의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허수’가 많았다. 물론 1984년부터 3년 간 럭키금성 유니폼을 입고 1985년 득점왕(12골)과 도움왕(6도움)을 휩쓰는 등 43경기에서 18골 6도움을 기록한 피아퐁(태국)은 아직도 팬들의 머릿속에 기억되고 있다. 1996년부터 등록인원 5명, 출전인원 3명으로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가 확대되면서 그 숫자도 크게 늘기 시작했다. 특이한 점은 1997년부터는 외국인 골키퍼의 출전 경기 수에 제한을 둔 것. 이는 1992년 일화에 입단해 철벽 방어로 팀의 3연패(1993-95년)를 이끈 신의손 이후 각 팀들이 동유럽 출신의 우수한 골키퍼 영입에 열을 올리면서 국내 골키퍼들의 설 자리가 좁아졌기 때문. 1999년부터는 외국인 골키퍼 영입이 아예 금지됐다.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는 몇 차례 변화를 거듭하다가 2006년부터는 각 팀 당 등록인원 3명, 출전인원 3명으로 자리를 잡았다. ○아시아쿼터제 K리그에 직접적인 영향 각 팀당 외국인 선수 3명 외에 아시아 출신 선수를 1명씩 더 영입할 수 있는 아시아 쿼터제는 K리그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단 K리거들의 J리그행이 이어졌다. 감바 오사카에 입단하며 J리그로 다시 돌아간 조재진을 비롯해 이어 수원의 중앙수비수 이정수(교토)와 마토(오미야), 포항의 미드필더 박원재(오미야)와 수비수 조성환(삿포로·2부)까지 일본 무대에 뛰어들었다. 울산 중앙 수비수 박동혁도 조재진과 같은 유니폼을 입는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 안방에서도 일본을 비롯 중국과 호주 출신의 우수 선수들을 볼 수 있게 됐다. 아시아권 선수로는 중국 수비수 리웨이펑(수원)과 일본 미드필더 오하시(강원FC), 호주 출신의 수비수 사사 오그네노프스키(성남)와 제이드 노스(인천) 등 4명. 이전에 가이모토(2001-02년·성남), 마에조노(2003-04년·안양, 인천) 등 일본 선수들이 K리그 무대를 밟은 적은 있지만 중국과 호주 선수가 K리그 유니폼을 입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아시아권 선수들의 활약도는 아시아 쿼터제 바람을 타고 한국을 찾은 이들이 K리그 무대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 제이드 노스와 리웨이펑 등은 모두 자국에서 국가대표로 뛴 선수들인 만큼 기본 기량에서는 국내 선수들이나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크게 뒤질 것이 없다. 오하시는 강원FC 미드필드진에서도 이미 핵심 선수로 꼽히고 있을 정도. 차범근 수원 감독은 “리웨이펑은 아주 근성 있는 선수다. 제 역할을 충분히 다 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신태용 성남 감독 역시 사사 오그네노프스키에 대해 “당장 베스트 11에 투입할 정도는 아니지만 제 컨디션을 찾으면 좋은 활약을 보일 것이다”고 평했다. 아시아권 다른 프로리그에 비해 거칠기로 유명한 K리그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지 여부가 이들의 올해 성적표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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