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롱스의 궁전은 양키스의 영광을 재현하기엔 제격이었다. 화창한 날씨도 양키스를 도왔다. 유일한 문제는 경기였다.’ 뉴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홈개막전에 대해 뉴욕타임스의 타일러 케프너 기자는 이렇게 기사를 시작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팽팽했던 승부가 7회 대거 9득점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압승이 예고되자 팬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최고 2600달러짜리 표를 가진 사람도 있었다. 이날 뉴욕 양키스는 2-10으로 대패했다. 지난 11일 메츠의 시티필드 개막전에 이은 두 번째 뉴욕 연고팀의 데뷔쇼는 양키스의 ´살아있는 전설´ 요기 베라의 시구와 함께 후끈 달아올랐다. 적어도 7회까지는 축제분위기였다.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몰려든 팬들로 뉴양키의 안팎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메츠의 셰이 스타디움은 철거됐지만 양키스의 옛 구장은 역사적인 보존물로 남아 자신의 옆을 스쳐가는 팬들을 지켜봤다. 양키스 유니폼과 로고가 달린 모자를 쓴 팬들은 경기장 복도마다 밀려다녔고 ‘팀 스토어’에는 기념품들이 날개돋친듯 팔려나갔다. 양키스의 2009년 시즌책자를 사기 위한 줄이 수십미터에 이르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파견된 수많은 기자들의 취재신청으로 양키스 구단은 대부분의 언론사에 대한 출입 패스 발급을 2명 이내로 제한할 정도였다. 존이라는 이름의 뉴요커는 “새 구장이 정말 훌륭하다. 아들을 처음으로 구장에 데려 왔는데 기왕이면 올시즌 양키스가 우승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어렸을 때부터 양키스 팬이었다는 웨인 도일 씨는 “양키 구장에 들어올 때마다 항상 가슴이 설레인다. 새 구장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든다. 경기만 잘 풀렸으면 더 좋았을텐데”하고 아쉬워했다. 【뉴욕=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