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 “내 골프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자신감”

입력 2009-09-13 18: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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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문. 스포츠동아DB

○배상문 한국오픈 2연패 소감

1,2라운드 때 버디도 많이 하고 보기도 많이 해 힘들었다.

티 샷이 흔들리면서 불안했다. 지난주까지 드라이버 샷이 100점 만점에 99점이었는데 너무 잘 맞아서 자만했던 것 같다. 90%만 쳐야 되는 걸 110%로 치다보니 실수가 많았다. 드라이버를 멀리 친다는 게 나의 장점인데, 1,2라운드에서효과를 보지 못했다. 갤러리들도 이시카와와 나의 장타 대결을 보러왔는데 OB를 너무 많이 내 미안했다. 그러면서 많이 속상했다. 억울하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했다.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부담도 있었다.

17번홀에서 김대섭 선수가 보기를 하면서 편안해졌다. 18번홀에서는 편안한 마음으로 쳤다. 김대섭 선수의 세 번째 샷이 날아가는데 홀이 당겨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더니 홀 안으로 들어갔다. 깜짝 놀랐지만 그린에 올리고 난뒤에는 자신이 있었다.

마지막 라운드에 앞서 자신감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작년에 앤서니 김도 이겼는데 로리 맥길로이도 이기지 못하겠나 생각했다. 조금 건방진 생각이지만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떨리고 긴장되는 순간에 게임을 즐기자고 생각했다. 나 혼자 플레이 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스렸다. 많이 편해졌다. 후반으로 가면서 어려운 홀들을 잘 넘겼다. 13번홀에서 4라운드 동안 버디 3개를 잡았던 게 매우 좋았다. 이틀 동안 이시카와와 함께 쳤는데, 샷이 상당히 뛰어났다. 퍼팅도 좋았다. 드라이버를 그렇게 멀리 똑바로 치는 선수는 드물다. 그린 주변에서도 어프로치 샷에서는 노련함을 엿볼 수 있었다. 퍼팅도 상당히 차분했다. 일본에서 스타가 될 충분한 실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

맥길로이도 정말 멀리 쳤다. 드로 구질인데 기술적으로 상당히 뛰어나 보였다. 벙커나 어프로치 샷에서 우리 선수들에게서 볼 수 없는 기교가 있었다. 올해는 PGA Q스쿨에 나가지 않을 생각이다. 대신 일본투어 Q스쿨에 출전할 예정이다. 아시안투어 랭킹으로 최종전에만 나가면 된다.

배상문의 골프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자신감이다. 절대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이시카와나 맥길로이 같은 선수는 이번만 치고 말게 아니다. 언젠가는 다시 붙어야하는 선수들이다.

나중에 만나서 이기려면 오늘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금왕 2연패가 최종 목표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 조금 편안해 졌다.

정리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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