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SK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SK 김강민이 2사 1,2루때 2타점 3루타를 치고 이광길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ㅣ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4차전. SK 김강민(27)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해냈다. 두 차례의 장타로 SK의 초반과 후반 상승세에 확실한 불을 붙였다.
1차전 선발 중견수로 나섰지만 별달리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그였다. 하지만 3경기 만에 선발 출장한 이 날은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첫 타석부터 절치부심했다.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로 기세를 올린 뒤 최정의 적시타로 2점째 득점을 올렸다.
더 중요한 장면은 그 뒤에 나왔다. 박정권의 2타점 적시타로 3-3 균형을 깨뜨린 SK가 기회를 계속 이어간 7회초 2사 1·2루. 두산의 역공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쐐기를 박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바로 이 때 김강민이 제 몫을 했다. 볼카운트 2-1에서 두산 ‘필승카드’ 고창성의 4구째를 받아쳐 우중간을 깨끗하게 갈랐다.
발 빠른 두산 중견수 이종욱과 우익수 정수빈도 잡을 수 없는 코스. 2루주자 박정권과 1루주자 박재홍이 나란히 홈을 밟았고, 득달같이 내달린 김강민은 3루에 안착하는 동시에 승리를 예감하는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알토란같은 활약이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고영민.스포츠동아DB
[■ X맨] 스리런 고영민, 병살타 치고 눈물
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 김선우가 경기 초반 3점을 내주며 두산의 힘겨운 경기가 예상됐다. 하지만 3회 선두타자 이종욱과 정수빈이 볼넷을 골라 나가면서 무사 1·2루를 만들었고, 타석에는 고영민이 들어섰다.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연 이틀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주인공이었다. 3차전에서 홈런성 타구가 2번이나 펜스에서 맞아 2루타가 된 터라 이번에는 고영민의 방망이가 야무지게 돌아갔다. ‘딱’ 소리가 날 정도로 잘 맞은 타구는 좌익수 키를 훌쩍 넘겼다. 동점 3점 홈런. 패색이 짙었던 팀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린 고영민은 플레이오프 MVP를 확정 짓는 듯 했다.
그러나 4회 1사 만루찬스에서 병살타를 치며 흐름을 단숨에 끊어버렸다. 오재원이 우중간 2루타로 물꼬를 텄고, 이종욱과 정수빈이 사구로 출루하면서 만루. 이번에도 고영민이었다. 관중들은 ‘고영민’을 연호했다. 그러나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이 완성되며 득점기회를 허무하게 날렸다. 이후 두산 타자들은 번번이 막혀 이렇다 할 찬스 한 번 잡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잠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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