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우승반지 없이 은퇴한 스타들

입력 2009-1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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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2호 홈런신 본즈, WS는 못 넘겼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필라델피아 필리스 박찬호(36)는 올해 15년 만에 처음 꿈의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상대 뉴욕 양키스의 전력이 필리스보다 강해 우승 반지를 끼는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박찬호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맛보고 현역 생활을 마무리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승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설령 FA를 선언하고 필리스에 잔류하더라도 우승은 알 수 없다.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라스베이거스 미라지 호텔에서 발표한 2010년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을 보면 디펜딩챔피언 뉴욕 양키스 3:1, 보스턴 레드삭스 5:1, LA 에인절스 6:1, 필리스와 LA 다저스가 7:1 순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진절머리 나는 뉴욕 언론의 심한 보도, 팬들의 극성에도 불구하고 양키스로 투항(?)하는 이유는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월드시리즈에 40차례 출전해 27번 우승을 했으니 늘 우승에 가장 근접한 팀이다.

국내는 프로야구 8개 팀에서 한국시리즈 정상을 놓고 다투는 터라 웬만한 스타플레이어는 우승 트로피를 만져보고 은퇴한다.

그러나 미국은 쉽지않다. 메이저리그, NBA, NHL이 30개 팀이고, NFL은 32개 팀이다. 우승을 못하고 현역을 마무리하는 선수가 수두룩하다. 박찬호처럼 월드시리즈 진출 만으로 만족해야 되는 선수도 꽤 있다. 우승 반지없이 현역에서 아쉽게 퇴장한 스타 플레이어들을 모아봤다.


●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은퇴도 아니면서 은퇴처럼 물러난 배리 본즈가 대표적이다. 통산 최다 762개의 홈런을 때린 본즈는 메이저리그 22년 동안 2002년 월드시리즈 진출이 유일하다. 그러나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 자이언츠가 애너하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에게 3승4패로 무릎을 꿇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켄 그리피 주니어는 본즈보다 더 불행한 선수다. 올해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친정에 복귀한 그리피 주니어는 21년 빅리그에서 활동하면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도 못했다. 지난해는 트레이드 마감시한 때 신시내티 레즈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했지만 디비전시리즈로 끝났다.

레전더리 플레이어 테드 윌리엄스(보스턴 레드삭스)도 불운하기는 마찬가지다. 두차례나 타격 3관왕을 차지했던 윌리엄스는 19년 동안 딱 한차례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게 전부다.

‘미스터 컵스’로 통하는 어니 뱅크스도19년 선수생활에 포스트시즌 진출조자 하지 못했다. 1953년부터 1971년까지 활동했는데 컵스의 그 유명한 ‘빌리 고트’의 저주와 함께 현역 생활을 해 불운했다. 윌리엄스, 뱅크스 모두 명예의 전당 멤버들이다.


● NBA


불운의 대표적인 선수가 전 유타 재즈의 파워포워드 칼 말론이다. NBA 파이널에 두차례 진출했지만 ‘농구황제’마이클 조던에게 잇달아 패해 챔피언 반지 획득이 좌절됐다. 말론은 오로지 우승을 위해 2003년 18년 동안 둥지를 틀었던 유타를 떠나 LA 레이커스로 이적했다. 우승 때문에 팀을 이적해 몸값도 헐값 수준이었다.

하지만 우승의 신은 또 말론을 외면했다. 결승전에서 레이커스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게 1승4패로 패한 것. 말론은 레이커스에서 한 시즌을 뛰고 우승반지 없이 은퇴했다.

‘코트의 악동’ 원조격인 찰스 바클리도 필라델피아 76ers, 피닉스 선스, 휴스턴 로케츠 등에서 16년을 뛰고도 무관으로 물러났다. 93년 피닉스에서 파이널 진출이 유일했다.

조지타운대학에서 NCAA 우승을 맛본 센터 패트릭 유잉도 우승과 끝내 인연을 맺지 못한 불운의 스타다. NBA 경력 17년에 94년 결승전 진출이 유일했다. 같은 동부콘퍼런스 시카고 불스의 마이클 조던이 부친의 사망 충격으로 잠시 은퇴를 했던 때였다. 우승이 가능한 듯했으나 하킴 올라주원의 휴스턴에게 3승4패로 져 무관으로 마감했다.

NBA 3명의 슈퍼스타들은 ‘농구황제’조던과 동시대에 플레이한 불운까지 겹쳐 챔피언 반지를 끝내 껴보지 못했다.


● NFL

쿼터백 짐 켈리와 댄 마리노가 꼽힌다. 켈리는 90년대 버펄로 빌스를 4차례나 슈퍼볼에 진출시켰지만 모두 패한 NFL의 대표적인 불운의 스타다.

마리노는 현 브렛 파브(미네소타 바이킹스)가 은퇴를 번복하면서 기록을 연장하기 전까지 쿼터백의 터치다운(420개), 야드전진(61361) 등의 최고 기록을 수립하고도 슈퍼볼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84년 한차례 슈퍼볼에 진출한 바 있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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