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이 이긴다! vs 전남엔 안돼!… 담당기자 토크배틀

입력 2009-11-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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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김정우-전남 슈바. 스포츠동아 DB

성남 담당 남장현 기자 전남 담당 윤태석 기자
몰리나·조동건·라돈 성남 화력 알면서 ▶ ◀ 슈바가 두골 쏴서 최근 성남 깨졌잖아
김정우·김진용을 전남이 어떻게 막아? ▶ ◀ 조병국·사샤 아웃,거긴 중앙이 휑하군
김용대 있으니…승부차기도 걱정없네! ▶ ◀ 염동균 막는것 못 봤으면 말을 하지마!

‘토크배틀’ 시즌이 돌아왔다. 성남 일화와 전남 드래곤즈의 2009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준플레이오프가 25일 오후 7시 성남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다. FC서울을 꺾고 2007년 포항 신드롬을 재현할 태세인 전남과 프랜차이즈 스타 신태용 감독을 중심으로 명가재건을 외치는 성남의 자존심 싸움으로 분위기는 이미 후끈 달아올라 있다.

쉬는 날에도 성남 경기를 보러 다닐 정도로 애정을 가진 성남 담당 남장현 기자와 광양의 뜨거운 축구열기와 훈훈한 정을 잊지 못하는 전남 담당 윤태석 기자가 뜨거운 설전으로 전초전을 벌였다. 참고로 윤 기자가 선배다. 단, 이 글을 읽고 두 팀 선수단과 프런트는 분노하지 않았으면 한다. ‘기사는 기사일 뿐 오해하지 말자.’



○분위기 UP


윤태석(이하 윤) : 전남은 지금 분위기 최고조야. 박항서 감독의 ‘예스, 위 캔(Yes, We can)’ 알지?

남장현(이하 남) : 분위기요? 성남도 꿀리는 구석이 없죠. 수적으로 부족한데도 선제골 넣고 승부차기까지 이겼는데.

윤 : 사샤는 왜 상대선수를 밟은 거야? 매너도 꽝이네. 프로선수로서 동료의식이 전혀 보이지 않아. 조병국도 마찬가지야. 그거 시간 끌어서 얼마나 번다고 말이야.

남 : 경기를 눈 감고 보셨나요. 인천이 그날 범한 파울이 33개에요. 성남 선수들이 다 성인군자인가요? 사샤는 엄밀히 퇴장감은 아니고 오히려 이호 뒤통수를 때린 김민수가 퇴장을 받아야지. 분노한 신태용 감독을 달래주는 사샤의 모습이 의연하지 않았나요?

윤 : 신태용 감독은 초보감독 티 내나? 코트를 집어던지지 않나, 화면에도 욕하는 장면이 그대로 나오던데?

남 : 박항서 감독은 흥분하면 말문부터 막히잖아요. 사실 신 감독 아니라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는 참을 수 없었을 겁니다.

윤 : 어쨌든 분위기 상으로 전남이 우위인 것만은 확실해. 아, 부디 전남 선수들 밟거나 하지 않기를. 우리는 축구를 하러 왔지 격투기 하러 온 게 아니거든.


○공격력

남 : 전남은 기록을 보니 슈바가 13골이고 다른 선수 득점은 찾아보기가 힘드네요. 국내 선수들은 다 놀고 있나요?

윤 : 이번에는 다를 거야. 성남이 슈바에 쏠린 사이 다른 히어로가 반드시 탄생한다고.

남 : 성남은 고루 분포돼 있는 공격력이 최고 장점이죠. 몰리나 8골, 조동건 6골, 라돈이 5골이에요. 화력을 언급할 때 성남 빠지면 서운하죠.

윤 :그건 인정. 하지만 가장 최근 맞대결에서는 슈바가 2골을 작렬해서 전남이 2-0으로 이겼지? 알고도 못 막는 건가?

남 : 그건 전남 홈에서 벌어졌잖아요. 성남 홈에서는 올 시즌 2번 경기해서 4-1, 3-1로 성남이 다 이겼거든요. 7골이나 내주는 동안 전남 수비들은 뭐한 거야?

윤 :제대로 알고 말하시지. 그 중 하나는 컵 대회였고 1.5군이 나갔거든. 정예 1군은 달라. 지금 부상 중인 선수도 없고 서울전에서 아껴뒀던 김승현도 출격을 기다리고 있어.

남 :성남은 무엇보다 신 감독이 아끼는 김정우가 있죠. 중거리 슛도 일품이고.

윤 : 김정우 중거리 슛? 아테네올림픽 멕시코전 이후에 본 적이 없는데…. 머리 깎고 군대 갈 준비나 해야 하는 것 아니야?

남 : 김정우는 3골에 도움이 3개에요. 김진용 아시죠? 경남에서 제대로 건져온 선수. 이 친구도 4골 3도움. 1명 막으면 다른 2명이 넣고, 2명 막으면 다른 3명이 넣는데 ‘수챗구멍’ 마냥 뻥 뚫린 전남 수비가 어떡하나.


○수비력

윤 : (김응룡 감독 버전으로) 오∼조병국도 없고, 사샤도 없고. 중앙은 누가 막나?

남 : 솔직히 맞아요. 헌데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하죠? 신 감독의 별명 아세요? 그라운드의 여우. 뭔가 다른 꾀가 기다리고 있답니다.

윤 : 선수시절에 여우였을지 몰라도 감독으로서는 아직 멀었지. 박 감독이야말로 지략가야. 서울과 마찬가지로 성남도 1골 이상 넣기 힘들걸.

남 : 전남에 높은 점수를 주기보다는 오히려 서울이 못한 경기였죠. 성남에는 깜짝 카드인 수비수 김태윤도 있어요.

윤 : 아! 그 김태윤. FA컵 우승을 날려버린 장본인 말이지. 그 때 리플레이 화면을 보니 수원의 티아고 유니폼을 찢으려고 달려들더라고.

남 : 전남 수비도 거칠기는 마찬가지거든요. 중앙 공백은 결코 없을 테니 두고 보시죠.


○변수는 체력, 승부차기 & 신 감독 공백

윤 : 너희 체력 바닥 아니야? 뛸 힘이나 있겠어?

남 : 아까 말했다시피 정신력에선 성남이 한 수 위라니까요.

윤 : 언제까지 정신력 운운할거야. 차라리 과학적으로 체력을 빨리 회복하는 방법을 찾는 게 낫지 않아? 아, 성남은 성적 외에 다른 건 신경 안 쓰지? 제대로 된 트레이너도 없지 않아?

남 : 트레이너의 중요성은 충분히 알고 있죠. 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줄곧 외치는 부분이 트레이너 등 코치진 보강이에요.

윤 : 근데 만일 준PO에서도 승부차기까지 가면 어떨 것 같아?

남 : 당연히 성남이 이기죠. 김용대가 칠라베르트처럼 스스로 막고 넣었는데 당해낼 재간이 있나요?

윤 : 먼저 정성룡과의 주전경쟁부터 이기라고 해. 그리고 염동균이 막는 거 봤어? 마지막은 곽태휘가 성공시켰잖아. 마치 2002년을 떠올리게 하더군. 감동 그 자체였어.

남 : 홍명보? 비교할 걸 비교해야죠. 너무 오버하시는 것 아닌가?

윤 : 참. 신 감독 준PO 때도 벤치에 못 앉지? 무전기 좋은 거 하나 사야하는 거 아냐? 사용법은 아나?

남 : 걱정 마세요. 성남종합운동장은 위에서 더 잘 보인답니다. 그나저나 박 감독도 전반 내내 질질 끌려 다니다가 흥분해서 후반부터는 따라 올라오는 거 아니에요?

윤 : 맞아. 성남은 워낙 관중이 없어 조용하니까 무전기 음성도 잘 들릴 거야. 인천과의 경기도 보니 인천 서포터가 더 많더군. 홈 이점이 전혀 없는 팀이야.

남 : 성남은 관중이 없을 때나 많을 때나 경기력에는 큰 차이가 없으니 걱정 붙들어 매시고 전남 경기에나 신경 쓰세요!!!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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