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형제’ 제작 뒷이야기

‘의형제’가 처음 기획된 것은 4년 전이다. ‘왕의 남자’ 제작실장 출신이자 ‘의형제’의 제작사 다세포클럽의 장원석 대표는 북으로부터 버려진 고정 간첩의 이야기라는 단 한 줄 아이디어부터 기획을 시작했다. 이후 2년 동안 작가들과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제작을 실행에 옮기기까지 쉽지 않았다. 국내 굴지의 영화 투자사들에 투자를 요청했지만 대부분 난색을 표했다. 2008년 말 현 투자배급사인 쇼박스가 투자를 결정했고 연출도 이때 ‘영화는 영화다’의 장훈 감독이 맡기로 결정됐다. 김기덕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장훈 감독은 당시 김기덕필름이 제작한 ‘영화는 영화다’에 이어 차기작도 김기덕필름의 작품을 연출하기로 한 상태였다. ‘의형제’ 제작진의 길고 긴 노력과 김기덕 감독의 양해 덕분에 장훈 감독은 ‘의형제’의 메가폰을 잡을 수 있게 됐다.

당초 시나리오 작업 단계에서는 주연으로 송강호가 아닌 다른 배우를 염두에 두었다. 그러나 장훈 감독은 연출을 맡기로 한 직후 송강호를 캐스팅 1순위로 정했다. 시나리오 역시 그를 염두에 두고 수정됐다. ‘영화는 영화다’를 본 송강호가 장훈 감독과 시나리오에 대한 신뢰로 출연을 결정했고, 이어 강동원도 마음을 굳혔다.

‘의형제’는 국가정보원이 중요한 배경을 이루는 까닭에 국정원의 협조가 필수였다. 장훈 감독은 “앞서 개봉한 ‘7급 공무원’도 국정원 요원 이야기를 다뤄 흥행한 덕분에 비교적 쉽게 협조를 구할 수 있었고 자문도 좀 구했다”고 밝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