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브라질 등 잇단 평가전…런던 들썩
잇따른 축구 빅 이벤트에 런던이 들썩이고 있다. 허정무호가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을 위해 입성한 1일(한국시간)은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2009∼2010 잉글리시 칼링컵 결승전이 열렸다. 신문과 라디오에서도 계속 이 소식을 전하며 “이젠 런던에서 열릴 축제를 감상할 때”라고 팬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물론 이유가 있었다. 한국의 원정 평가전이 열리는 3일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2010남아공월드컵 직전 마지막 A매치 데이다. 이날 잉글랜드는 이집트와 친선전을 갖는다. ‘삼바 축구’ 브라질도 아일랜드와 평가전을 치른다. 공식 A매치가 열릴 3일이 아닌 2일 아스널의 홈구장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한국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에서 평가전을 갖기로 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다.
이처럼 제3국 A매치가 각광을 받는 것은 서로의 윈-윈(Win-Win) 전략에서 비롯됐다. 경기장을 임대해주는 클럽들이 입장 수입을 갖는 대신, 각 국 대표팀들은 최상의 전력을 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클럽들은 팀 일정이 없는 틈을 활용해 짭짤한 아르바이트로, 각국 대표팀들은 유럽 리그에서 활약 중인 해외파를 두루 불러들일 수 있다. 아시아 동쪽 끝자락에 있는 한국에서 월드컵 출전국과의 A매치를 섭외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다. 이는 브라질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치안과 먼 거리 등을 고려하면 유럽이 훨씬 유리하다.
재미있는 점은 각 국 기자들의 취재 신청을 해당 구단이 받는다는 사실이다. 웸블리구장 내에 사무실을 갖춘 잉글랜드축구협회(FA)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 협회는 경기장 주인에게 취재 협조 공문을 보냈다. 다시 말해 브라질-아일랜드전은 아스널이, 한국-코트디부아르전은 QPR이 취재진 숫자를 통제하고 관리한다는 의미다. 대표팀 관계자는 “일부 수입을 포기한 대신, 우린 최상의 상대와 맞춤형 평가전을 갖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런던(영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