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월드컵 본선무대를 밟게 된 32개국은 16강 진출을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A조부터 H조까지 어느 곳도 쉬워 보이지 않는다. 공은 둥글다. 언제 어떤 이변이 나올지 모른다. 과연 누가 웃을까.
●A조(남아공 멕시코 우루과이 프랑스)
딱히 꼽을만한 강호는 보이지 않지만 서로 엇비슷한 전력을 보유한 모양새다. 아일랜드와 유럽 지역 플레이오프에서 ‘신의 손’ 파문을 일으킨 프랑스가 시드 배정에 실패하며 다소 불안한 분위기지만 여전히 A조 1위 팀으로 손색이 없다. 멕시코와 우루과이가 2위 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남아공은 전력이 가장 약해보이지만 개최국이란 프리미엄과 월드컵 개최국이 16강 진출에 탈락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야말로 ‘안개 정국’이다.
●B조(아르헨티나 한국 나이지리아 그리스)
희망과 불안함이 공존한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과거 성적을 볼 때 아르헨티나가 유력한 16강 후보로 보이지만 나머지 3개국 역시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 등 저명 축구인들과 외신들은 나이지리아를 한국이나 그리스보다 다소 높게 평가했으나 최근 ‘슈퍼이글스’의 모습은 불안하다. 특히, 저조한 평가전 섭외력이나 이유 모를 사령탑 교체 등은 나이지리아의 현재 상황을 알 수 있게끔 한다. 한국과 그리스 간의 조별예선 첫 승부가 사실상의 16강 진출을 가늠할 전망이다.
●C조(잉글랜드 미국 알제리 슬로베니아)
잉글랜드의 조 1위가 유력한 가운데 2위 싸움이 흥미를 더한다. 조 추첨이 나온 뒤 다수 외신들은 잉글랜드의 3전 전승, 16강 진출을 예상했다. 카펠로 감독의 목표는 당연히 월드컵 우승이다. 미국과 슬로베니아는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는 다크호스로는 손색이 없다. 다만 강팀으로 분류하기는 2% 부족하다. 미국은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란 관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알제리는 참가 자체에 의미를 두는 편이 나은 듯.
●D조(독일 호주 세르비아 가나)
‘죽음의 조’다. 3차례 우승 경험이 있는 독일과 2차례 4강 진출에 성공했던 세르비아는 2006독일월드컵 16강에 오른 가나, 주력 대다수가 유럽 빅리거로 구성된 핌 베어벡 감독의 호주를 눌러야 한다. 독일은 2006월드컵 부터 2008유럽선수권 등을 두루 거친 베테랑들이 즐비한데다 신구 조화도 갖춰 이번 대회도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 세르비아는 프랑스를 유럽 예선에서 제치고 1위를 차지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E조(네덜란드 카메룬 덴마크 일본)
유럽 예선에서 8전 전승을 거둔 ‘오렌지 군단’네덜란드가 한 발 앞선 다. 17득점을 한 반면 2실점에 그쳐 완벽한 공수 조화를 자랑한다. 호화 멤버들이 많아 최고 인기 팀으로써 전혀 손색이 없다. 2위를 놓고 덴마크와 카메룬이 겨룰 것으로 보인다.
힘이 좋은 덴마크는 1998프랑스월드컵 8강 진출이 역대 최고 성적이지만 스웨덴, 포르투갈을 밀어내고 예선 1위로 통과하는 등 분위기가 좋다. 카메룬은 비교적 상대하기 편한 아시아 국가 일본을 상대로 1승을 챙긴 뒤 나머지 2개국을 상대로 승점을 최대한 쌓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일본은 오카다 감독의 4강 선언과는 달리 흐름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F조(이탈리아 뉴질랜드 파라과이 슬로바키아)
이탈리아의 무난한 16강 진입이 예상된다. 우승했던 2006독일월드컵 멤버가 건재한데다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여 온 수비진도 변함이 없다. 다만 거의 변화하지 않는 전술과 경험이 부족한 백업진이 불안하다. 월드컵 단골손님인 파라과이는 체코와 분리된 이후 처녀 출전한 슬로바키아와 2위 대결을 할 전망이다. 빠르고, 다양한 공격 패턴을 자랑하는 파라과이는 남미 예선을 3위(10승3무5패)로 통과했지만 16실점을 내준 수비진이 다소 불안하다. 2번째 본선 진출한 뉴질랜드의 미래는 밝지 않다.
●G조(브라질 북한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조 추첨이 끝난 뒤 대부분의 국내 언론과 팬들의 반응은 ‘북한이 안타깝다’는 반응이었다. 이후 석 달이 흘렀지만 여전히 북한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월드컵 최다 우승국(5회) 브라질의 1위 입성은 유력하지만 호날두라는 걸출한 골게터를 보유한 포르투갈과 주력 선수 대부분이 해외파로 구성된 코트디부아르 모두 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북한은 1966잉글랜드월드컵의 신화를 재현하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한편, 기나긴 전지훈련과 강철 같은 정신력을 앞세워 기적을 꿈꾼다.
●H조(스페인 스위스 온두라스 칠레)
‘영원한 우승 후보’스페인은 2008유럽선수권 제패로 전력이 정점에 있다. 객관적으로 보면 10전 전승으로 예선을 통과한 스페인이 1위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톱니처럼 맞물린 초호화 멤버의 조직력과 막강한 화력은 아무도 따라가지 못한다. 남미 예선 2위 칠레는 32득점을 폭발시킬 정도로 강한 공격력을 자랑하지만 22실점을 내준 디펜스가 불안하다. 스위스는 강한 체력과 2006년 월드컵-2008유럽선수권으로 이어진 안정된 전력이 강점이지만 스페인, 칠레의 아성을 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온두라스는 유력한 꼴찌 1순위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