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린 2010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 81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케냐의 실베스터 테이멧이 2시간6분49초로 국내 대회 최고기록을 세우며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잠실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케냐의 실베스터 테이멧(26)은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주경기장에 이르는 42.195km 풀코스레이스에서 2시간6분49초로 정상에 올랐다. 국내 개최 대회에서 2시간6분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이멧은 2004년 거트 타이스(남아공)가 세운 대회기록이자 국내 개최 최고기록(2시간7분 6초)을 17초 앞당겼다. 이날 우승 기록은 올 시즌 현재까지 세계랭킹 4위이며 역대 대회 최고기록으로 보면 세계랭킹 11위에 해당한다. 2위로 결승선을 끊은 길버트 키프루토 키르와(25·케냐)도 대회신기록인 2시간6분59초를 마크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인정하는 국제마라톤대회는 100개가 넘지만 최고 기록이 2시간6분대인 대회는 많지 않다. 이번 기록은 최고 기록으로만 따질 때 세계 모든 대회를 통틀어 11위에 해당한다.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 기술위원장(40)은 “국제 마라톤 관계자들은 보통 2시간6분대 기록이 나온 대회라고 하면 세계 정상급 대회로 간주한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서울국제마라톤대회가 ‘명품마라톤’으로 완전히 자리 잡게 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장재근 대한육상경기연맹 트랙 기술위원장(48)도 “2시간6분대 기록이라고 하면 대회 인지도부터 달라진다. 앞으로 선수 초청, 대회 마케팅 등에 있어서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자부에서는 에티오피아의 아메인 고베나(24)가 2시간24분13초의 개인 최고기록(종전 2시간25분14초)으로 정상에 올랐다. 2006년 대회 최고기록(2시간19분51초)을 세운 중국의 저우춘슈(32)는 2시간25분1초로 2위에 올랐다.
남녀부에서 모두 좋은 기록이 나와 서울국제마라톤은 내년에도 IAAF 골드라벨을 받을 것이 확실시된다. IAAF는 대회 기록과 언론 보도, 중계규모, 도핑 수준, 참가자 수, 협찬사 후원 규모 등을 종합평가해 3등급(골드, 실버, 브론즈)으로 인증해준다. 골드라벨 기준 기록은 남자는 최근 3년간 2시간 10분 30초 이내가 5명 이상, 여자는 2시간 28분 이내가 5명 이상이면 된다.
국내부에서도 좋은 기록이 쏟아졌다. 남자부에서는 박영민(26)이 2시간12분 43초로 정상에 올랐다. 박영민은 2시간15분3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2분20초 경신하며 한국 마라톤의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여자부에서는 삼성전자 김성은(21)이 2시간29분13초로 정상에 올랐다.
한편 마스터스 부문에서는 장성연 씨(34)가 2시간27분7초로, 정순연 씨(36)가 2시간51분20초로 남녀부 정상에 올랐다. 2만3000여명의 마라톤 마니아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서울 도심을 달리는 코스를 만끽하며 즐거운 축제를 벌였다.
잠실 |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