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민들레가족’에서 애교 넘친 중년의 로맨스로 눈길을 끌고 있는 김기섭(왼쪽 끝). 극 중 딸과 사위로 나오는 오영실(가운데), 홍학표와 펼치는 찰떡호흡이 시청자의 사랑을 얻고 있다. [사진제공=MBC]
상대역 이미영씨와 워낙 친해
홍학표·오영실 연기 열정 대단
‘민들레가족’ 진짜 한 가족 같아
“우리 필남씨∼ 내일까지 보고 싶어서 어떻게 참지요?”
갓 사랑을 시작한 젊은 연인들에게서나 들을 수 있는 소위 손발이 오그라드는(?) 애교 만점의 대사로 안방극장에 중년 로맨스의 꽃을 피우는 사람이 있다. 바로 오랜만에 MBC 주말 드라마 ‘민들레가족’으로 복귀한 중견 탤런트 김기섭이다.
“특채 탤런트로 데뷔했는데 15년 만에 MBC 드라마로 돌아왔어요. 연기 활동도 ‘용의 눈물’ 이후 오랜만이고. 주변에서 드라마 제작 환경이 많이 변해서 적응하기 힘들지 않느냐고 걱정하는데 오히려 젊은 연기자들에게 에너지를 얻고 신선한 자극도 받고 있지요.”
지금은 드라마의 중심보다 주변에서 주연을 맡은 후배들을 돋보이게 해주는 중견이지만 김기섭은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을 비롯해 기업 회장, 사극 속 관료 등 ‘높으신’ 분들의 역할만 맡았던 일명 ‘부르주아’ 배우였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연기를 주로 하다 보니 이번처럼 간지러운 로맨스 연기도 처음이다. 김기섭은 “상대역인 이미영씨와 워낙 친하다 보니 눈빛만 보고도 호흡이 척척 맞아요. 나처럼 오랜만에 연기하는 홍학표도 열의가 넘치고 오영실도 열정이 대단해 진짜 한 가족들과 연기하는 기분이 든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젊은 시절 예그린 악단에서 춤과 노래 등 연극과 뮤지컬의 기본기를 익혔던 그는 “연기자는 모든 것을 갖춘 만능이어야 한다”며 최근 연예계의 트렌드인 가수 출신 연기자들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나도 연기를 하기 전에 춤과 노래를 배워서 그런지 요즘 젊은 친구들이 다재다능한 게 보기 좋아요. 노래의 발성이나 춤 출 때의 순발력 같은 것들이 확실히 연기에 플러스 효과를 가져다주거든요.”
1980년에 데뷔해 어느덧 후배들의 연기를 지켜봐주는 위치에 오른 김기섭은 후배들에 대한 애정만큼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후배들이 똑똑한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대본에 적힌 대로 ‘연기’만 하는 연기자가 아니라 사회의 흐름을 읽고 그것을 연기에 반영할 줄 아는 현명한 배우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제대로 이해하고 하는 연기와 흉내만 내는 연기의 차이는 보는 사람들이 더 잘 아는 법이거든요.”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