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34개월만에 우승

입력 2010-05-17 15: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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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여왕’ 박세리(33)가 미 LPGA 투어 벨 마이크로 클래식(총상금 130만 달러·우승상금 21만 달러)에서 34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박세리는 17일(한국시간) 미 앨라배마 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장(파72·664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플레이오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을 꺾고 우승했다.

2007년 7월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 클래식 우승 이후 맛보는 짜릿함이다. 개인통산 25번째 우승이다.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20홀 연장 승부 끝에 첫 승을 올린 이후 6차례 연장전에서 모두 승리하는 기록을 세웠다.

행운도 따랐다. 13언더파 203타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에서 나선 박세리는 3번홀까지 1타를 잃어 공동 3위까지 내려앉았다. 페테르센은 이븐파, 린시컴이 버디 1개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나선 상황이었다.

하지만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4라운드 경기가 취소됐다. 대회규정에 따라 박세리는 3라운드까지 1위였던 페테르센, 린시컴과 함께 연장 승부를 시작했다.

제법 긴 파4홀인 18번홀(파4·402야드)에서 치러진 연장 2차전에서 페테르센이 보기를 기록하며 먼저 탈락했고, 승부는 연장 세 번째 홀에서 갈렸다.

박세리는 티샷을 페어웨이 오른쪽 벙커에 빠뜨리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벙커에서 친 두 번째 샷을 핀 3m 지점에 떨어뜨리면서 승기를 잡았다.

두 번째 샷이 홀 앞쪽 벙커에 들어간 린시컴은 파로 막아내면서 저항했지만, 박세리는 쉽지 않은 3m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결국 우승을 이뤄냈다. 지난 3월 KIA클래식에서 서희경(24·하이트)이 우승한 데 이어 올 시즌 한국 여자선수의 두 번째 우승이다.

연장전 동안 신지애(22·미래에셋), 최나연(23·SK텔레콤), 김송희(22·하이트) 등 ‘세리 키즈’들이 모여 응원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박세리의 우승이 확정되자 샴페인을 터뜨리며 원조 골프여왕의 귀환을 축하해줬다.

만약 이날 세계 4위였던 페테르센이 우승했더라면 신지애의 세계 1위 자리도 위협받을 뻔했다.

하지만 박세리의 우승으로 대표적인 ‘세리 키즈’ 신지애는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신지애는 3언더파 213타로 공동 26위에 올랐고 세계 랭킹 2위 미야자토 아이(일본)는 이븐파 216타, 공동 49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지영(25)과 최나연은 공동 4위(11언더파 205타), 김송희는 8위(9언더파 207타), 유선영(24)은 공동 10위(7언더파 209타)에 올랐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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